매일신문

"청년 감독들이 전하는 암울한 시대 청년의 고뇌, 아버지의 슬픔"

경북독립기념관, 경북 독립운동 영화제 '토크씨네' 개최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서 단편 영화 '264', '탈상' 상영
조은봄·권영창 청년감독, 강윤정 교수 참여 관객과 소통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에서 독립운동 영화제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에서 독립운동 영화제 '씨네토크'를 개최했다. 이날 '264', '탈상' 등 두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되고 감독과 교수가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왼쪽이 권영창 감독, 오른쪽이 조은봄 감독. 엄재진 기자

20대 청년 감독이 전하려 했던 청년 이육사 선생의 고뇌는 '자유'였다. 철제관에 갇혀 죽어서도 시신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권오설 선생의 아버지가 원했던 소망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에서는 의미있는 단편 영화제가 열렸다.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이 마련한 경북 독립운동 영화제 '씨네토크'다.

청년 이육사의 고뇌를 다룬 '264'(감독 조은봄), 권오설 선생의 아버지 권술조의 슬픔을 담은 '탈상'(감독 권영창)이 관객들에게 선보여졌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감독과 안동대 사학과 강윤정 교수가 나서 김현정 치유서점 '지금의 세상' 대표의 진행으로 관객들과 함께 그들의 삶과 마음을 되새기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권오설 선생의 아들인 권대용씨를 비롯해 영화속 독립운동가들의 가족과 청년 감독들의 지인, 가족 등 100여명이 함께해 지금의 평범한 일상을 가능케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고뇌와 가족들의 슬픔을 가슴으로 나누고 감사하는 시간이 됐다.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에서 독립운동 영화제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19일 안동 중앙시네마에서 독립운동 영화제 '씨네토크'를 개최했다. 이날 '264', '탈상' 등 두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되고 감독과 교수가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엄재진 기자

영화 '264'는 22살의 대학생 감독의 시선으로 본 20대 청년 이육사를 다루었다. 그가 조선군사혁명정치간부학교 1기생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그 길'을 선택하기 까지 존재했을 수 많은 갈림길과 고뇌했던 이육사를 담아내고 있다.

조은봄 감독은 "어떤 기억과 사랑과 마음이 모였기에 그렇게도 단단한 그가 되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누군가가 부끄러운 역사를 숨기려 하지는 않는지, 내가 자랑스런 역사를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조은봄 감독은 동아방송예술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동안 공익광고 '시선'을 감독했으며, 단편영화 '막새바람'을 제작하고 있다.

'탈상'은 권영창 감독의 첫 극 영화 작품이다. 6·10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권오설의 죽음 이후 상황들을 아버지인 권술조의 시각으로 바라본 영화다.

철제관에 갇혀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을 맞은 아버지의 처연함과 비통함, 일제의 감시로 온전한 장례식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등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권영창 감독은 "경북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아들의 철제관과 아버지가 쓴 제문을 보고 영화로 만들 기획을 했다. 예비 아빠였던 저에게 권술조의 제문은 당시 아버지의 마음과 가족들의 슬픔, 고뇌를 통해 평범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권 감독은 그동안 안동MBC '서원가는 길'과 MBC '통일전망대'를 연출하고, 다큐멘터리 '독립운동의 핏줄, 임은 허씨'와 '행복한 사람' 등을 조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메모리얼 씨네토크'에서 강윤정 교수는 "두 편의 영화를 관통하는 시기는 조선의 마지막 황제이던 순종의 장례식난 일어났던 6·10만세운동이다. 권오설은 안동 부포의 이선호 등과 함께 이 운동을 기획하고, 거사일을 앞두고 6월 7일 체포돼 옥고를 치르다 순국했다"고 말 했다.

그는 "이 6·10만세운동을 계기로 일제의 탄아 등으로 기성세대 민족운동이 침체되어 가는 상황속에서 1920년 민족운동의 활력이 됐던 청년, 학생운동의 동력이 됐다. 이육사 선생도 그 시기 청년들의 삶과 자유에 대한 고뇌를 했던 시기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관장 한희원)은 19일 안동을 시작으로 8월 26일 경산 메가박스 하양점, 9월 16일 구미 성리학역사관 야은관, 9월 23일 경주 씨네Q 보문점에서 각각 오후 2시에 '씨네토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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