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협력 새로운 시대 선언…"3국 하나될 때 더 강하다"

3건 문서 중 핵심인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안보협력 새로운 장 열었다" 평가
대통령실 "돌아보니 세상 맨 앞에 미국·일본과 나란히…자부심·책임감 느껴"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New Era)를 선언했다.

다자회의 계기로 마련된 한미일 정상회의가 아닌,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된 단독 3국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 결과 도출된 성과는 3국 협력 방향을 명시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건의 결과 문서 채택이다.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대한민국, 미국, 일본이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공언했다.

또,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선 "새롭게 다져진 우정의 연대와 함께,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이어진 우리 각각의 양자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우리의 3자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 정신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증강된(Enhanced)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3건의 문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섯 문장으로 구성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으로, 안보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 간의 넘을 수 없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군사동맹까지 발전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안보 협력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안보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 협의를 명문화한 것으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등 각각 유지돼온 한미일 관계가 확실한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 세 정상은 '새 시대를 향한 3국 간 협력'의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3국이 힘을 합쳤을 때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 3국과 3국 국민의 이익"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1년에 최소 1차례의 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하는 동시에 국가안보보좌관(국가안보실장)과 외교-국방-산업장관 간에도 연 1회 정례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재무장관 회담 정례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안보면에서 볼 때 지난 4월 워싱턴선언, 핵협의그룹(NCG) 구성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구도를 갖췄는데, 이번 3국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가 필요한 안보 구도, 안보 전선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문서를 통해 세 나라가 상호 관계를 국제 사회에 공식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기존 성명이나 선언, 발표문 대신 원칙, 정신, 공약 등 가치가 부여된 명칭이 문서에 사용된 것도 주목할만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미국·영국·호주의 오커스(AUKUS), 미국·인도·일본·호주의 쿼드(Quad) 등 다른 협력체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선 "앞으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오커스, 쿼드가 어떻게 발전해 갈지도 지켜봐야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 성과와 관련해선, "한미일 3국이 전 세계 GDP의 31％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어떤 경제 블럭, 세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경제력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 나라가 인공지능(AI), 우주, 양자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적 인적 교류를 확대해나가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산업이 더 고도화되고 실질적인 복지도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늘 앞만 보고 달렸는데, 이제 어느덧 돌아보니 우리가 세상의 맨 앞에 서서 미국, 일본 같은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한편으로는 국가적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국제사회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그런 시대에 들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