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멧돼지가 아파트 등 도심에 연이어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 주로 도심에 나타나던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유행, 서식지 파괴 등이 겹쳐 계절과 관계없이 출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9일 오후 10시 39분쯤 대구 수성구 신천대로 파동IC 인근에서 몸무게 65kg가량 되는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났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20일 오전 1시 19분쯤 남구 봉덕동 아파트 입구에서 멧돼지를 발견했고 경찰관이 권총 5발을 발사해 사살했다. 멧돼지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주 전에도 수성구 주택가에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 2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 45분쯤 수성구 만촌동 한 주택가에 멧돼지가 출몰해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 과정에서 A(62) 씨가 팔과 다리를 물려 크게 다쳤고 또 다른 부상자 B(58) 씨도 멧돼지를 피해 도망치다 옥상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쳤다. 한바탕 난동을 부린 멧돼지는 다시 도로를 건너 산속으로 도망쳤다.
서울 도심에서도 지난달 멧돼지 3마리가 나타나 경찰과 소방이 포획에 나섰고, 부산에서는 지난 1월과 2월 두 달에 걸쳐 멧돼지 81마리가 유해조수 포획단에 잡히기도 했다.
여름철 도심 멧돼지 출몰이 잦은 이유에 대해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성체가 된 수컷은 독립적으로 생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서식지를 탐색하다가 도심에 내려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과 19일에 나타난 멧돼지도 수컷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을 포함해 전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퍼지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수렵 과정에서 멧돼지들이 놀라 도심에 출몰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사는 "도심 인근에 사는 개체가 들개나 등산객을 보고 놀라 서식지를 잠깐 이탈했다가 도심에서 길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대응책에 대해 서 연구사는 "소리를 지르는 등 멧돼지를 자극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며 "은폐물을 찾아 몸을 숨기거나 계단을 통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등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환경부와 소방청 등도 움직이지 말고 침착하게 멧돼지의 움직임을 똑바로 볼 것과 공격 위험을 느끼면 높은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하거나 가방으로 보호할 것 등의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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