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주산지인 경북 영천 포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재배면적 급증에 따른 과잉 생산과 함께 일부 농가들의 저당도·저품위 미숙과 출하 등으로 인해 가격 하락이란 악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10일 영천시농산물도매시장과 지역 농가 등에 따르면 지역 포도 주력 품종인 샤인머스캣의 경우 재배면적은 1천550여 농가, 1천34ha로 연간 9천300톤(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2021년 대비 재배면적은 40%,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달부터 본격 출하가 시작되면서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2kg 상품 기준 서울 가락도매시장에선 1만6천원에서 2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영천시농산물도매시장에선 1만3천~1만5천원대로 최대 5천원 정도 가격차가 났다. 또 전년 동월 2만3천~2만7천원에 비해선 1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런 가격차는 물류비용 등의 원인도 있지만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인해 일부 농가에서 저당도·저품위 미숙과를 대량 출하해 수도권 도매상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때문으로 여겨진다. 당시 지역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당 4천원대까지 폭락했다.
여기에다 올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이달 11일을 전후해 출하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천시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생산량 증가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매상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물량의 매입 및 유통을 꺼리는 등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일부 농가에선 여전히 미숙과를 출하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영천 금호읍 한 생산농가는 "미숙과 출하의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가격 하락세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농비를 조금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호소했다.
영천시는 지난 5월 미숙과 출하 및 유통 예방을 위해 '영천 스타 샤인머스캣 품질관리단'을 발족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현장지도와 감독을 통한 품질 향상으로 영천 포도의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책이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영천시와 지역농협 관계자는 "미숙과 출하 예방을 위해 현수막도 내걸고 재배농가에 대한 교육, 홍보도 중점 실시했다"며 "출하 물량에 대한 수시 당도 검사와 분산 출하 유도는 물론 장기 저장기술 지도 등 다각적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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