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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러 정상회담과 한반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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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북한학 박사(동국대학교 대학원 대우교수)
김병욱 북한학 박사(동국대학교 대학원 대우교수)

북한의 핵 개발은 1947년 구(舊)소련의 기술 원조로 시작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김일성은 미국의 핵 위협을 받은 적이 있었고 일본이 핵 공격을 받고 패망하는 것을 목격한 그는 핵무기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국가를 지킬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1955년 4월 원자 및 핵물리학 연구소 설치를 결정하고, 같은 해 6월 동유럽에서 개최된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학술회의에 과학자를 파견했으며, 1956년 3월 소련에서 주관했던 '다국적 핵연구소 창설' 회의에 참여해 소련과 원자력 협력 협정을 맺고, 1962년 연구용 원자로를 받아 영변에 건설하여 1965년 2㎿ 규모를 가동하였다.

이번 북·러 정상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13일 만났다는 것을 보도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만남의 장소를 러시아 동부 극동 지역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잡은 것은 우주 강국, 첨단 우주산업을 대표하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푸틴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곳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1천㎞ 넘게 이동해야 하는 깊은 내륙이지만, 눈으로 꼭 직접 보고 싶어 하는 김 위원장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의 북·러 두 정상의 바쁜 만남은 마치 시골 오일장에서 사고팔 물건을 서로 내놓는 듯했다. 기존 무기 부속품 확보조차도 어려운 막다른 위기에 몰린 푸틴과 김정은의 핵 기술 도입 간의 거래는 얼추 흥정이 서로 맞닿은 모양새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국가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두 나라 사이의 외교적 연결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상호 협력과 평화적 대화를 장려하려는 의도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지역 안정과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을 위해 정상 간의 회담으로 두 나라 혹은 다자간의 입장을 조율하며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행사였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특정 상황과 의도에 따라 그 이유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푸틴이 김 위원장을 불러들인 이유는 북한의 무기를 구매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선이며, 그러한 가능성도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 간의 무기 판매와 군사협력은 국제정치에서 일반적으로 다뤄지는 문제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문제는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이기에 국제 규범과 제재 등의 요소에 의해 규제될 뿐만 아니라 특히 국제 제재를 받는 북한에 대해서는 무기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을 격리시키려는 조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는 무기 판매와 관련된 거래는 물론 핵 기술 공유 같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질서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며, 존중받는 국가로 다시 일어서려면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만약 러시아와 북한이 장터에서 가지고 온 물건의 거래가 성사되면 우리의 안보에 구멍이 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푸틴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무기 거래 외에 다양한 이슈와 다른 국제적 관심사와 정치, 경제, 외교적 목표를 다루는 협상과 합의 사항 등이 논의돼 더는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평판이 손상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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