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미야자키] 투타에서 잠재력 보여준 스무살 동기, 김영웅과 김서준

내야수 김영웅, 타격 지점 앞에 두려고 노력 중
불펜서 좋았던 김서준, 슬라이더 다듬기 돌입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내야수 김영웅. 타격에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지만 아직 가진 것을 많이 보여주진 못했다. 그가 미야자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내야수 김영웅. 타격에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지만 아직 가진 것을 많이 보여주진 못했다. 그가 미야자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다. 채정민 기자

프로야구 무대는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맞서는 곳이다. 그런 만큼 신예들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다.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것뿐 아니라 1군에서 뛰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스무 살 동갑내기 김영웅과 김서준은 그런 면에서 출발이 좋은 셈이다.

내야수 김영웅은 2022년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선 투수가 각광받는 게 일반적이다. 야수로선 높은 순위에서 지명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김영웅에게 거는 기대가 크고,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다.

김영웅은 올해 1군 무대에 종종 얼굴을 비췄다. 55경기에 출장, 103타석에 서면서 17개의 안타를 쳤다. 타율은 0.187. 기대에 비해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할 수도 있으나 스스로 가진 걸 다 보여주지도 못한 게 사실이다.

그는 "주전이 빨리 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내다 보니 내 플레이가 제대로 안 나왔다. 여유가 없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점차 떨어졌다"며 "수비에서도 긴장해 실수가 많았다. 프로 투수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도 실감했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젊으니 시간이 많다. 미야자키에선 손주인 코치의 말대로 수비 때 강하게 송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공을 던지는 손끝 감각이 탁월하지 않으니 살살 던지다간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조언을 받아들였다.

타석에선 두산 베어스의 양석환처럼 치려고 노력 중이다. 타격 지점을 앞에 두려는 시도다. 김영웅은 "타자들은 타석에서 포수 쪽으로 바짝 붙어 서는 경우가 많은데 양석환 선배는 타석 앞(투수 쪽)에 서서 친다. 변화구가 꺾이기 전에 치는 느낌"이라며 "방망이가 크게 돌아나오지 않고 몸에 붙어 날카롭게 나오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비시즌 동안 몸도 더 키울 생각이다. 방망이가 강한 공에 밀리지 않도록 근육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영웅은 "(김)현준이 형이 채찍을 많이 준다. 당근은 10번에 1번뿐이다. 냉정하게 이런저런 지적을 해준다"며 "그래도 친하고 관심이 많으니 그런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자세히 말해주니 나로선 고맙다"고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투수 김서준. 올 시즌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보여줬으나 선발로 나서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미야자키에선 슬라이더를 다듬는 게 목표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투수 김서준. 올 시즌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보여줬으나 선발로 나서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미야자키에선 슬라이더를 다듬는 게 목표다. 채정민 기자

투수 김서준은 김영웅과 같은 해 2차 5라운드로 삼성에 발을 디뎠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불펜으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7경기 6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8번째 경기(10월 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로 나서서는 1이닝 동안 볼넷 5개와 안타 3개를 내주며 5실점으로 무너졌다.

베테랑 선발 투수도 1회 고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아직 경험이 적은 김서준에겐 1회가 더욱 쉽지 않았다. 김서준은 "불펜은 1이닝만 집중해 힘을 쏟으면 되지만 선발은 긴 이닝을 버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완급을 조절하려다 보니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미야자키에선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실전 훈련을 반복 중이다. 생각대로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김서준은 "얘기를 들은 대로 공을 잘 맞힌다. 스트라이크존에 꽉 차거나 확실히 떨어지는 공을 던져야 한다. 애매한 공으로는 상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내년 시즌 목표는 최대한 1군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다. 보직은 상관 없다. 그러기 위해 미야자키에서 변화구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고 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슬라이더가 느리고 큰 각을 그리며 떨어진다. 빠르고 짧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만들어 가고 싶다. 커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립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연습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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