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임 국민의힘 사무총장(경북 영천시청도군)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이 사무총장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10·11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며 지난 14일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물러났고 16일 이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발탁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 총장 임명 하루 전인 지난 15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지역과 친윤(親尹)·비윤(非尹) 계파색 등을 안배한 '통합형 당직개편'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 작업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임명되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펄쩍 뛰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단장을 맡은 이 의원을 여당 사무총장으로 기용한 것은 집권당을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여기는 대통령의 심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선거 패배에 가장 책임이 큰 대표와 지도부는 책임지지 않고 임명직들에게 책임을 물어 교체하는 것 자체가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밝힌 대로 수도권 중심의 참신한 인사인지도 의문인데 정작 공천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은 TK 출신"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오더를 내리면 성실하게 할 사람'으로 평가받는 'TK 재선' 이만희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은 결국 '윤심 공천'을 성실하게 수행해 내겠다는 용산에 대한 충성 맹세와 다를 바 없다"고 논평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사무총장 등용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당내 비주류와 수도권 당원협의회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장고 끝에 악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수도권 선거 참패를 이유로 단행된 쇄신작업이었고 당대표가 탕평과 지역 안배를 약속한 인선에서 영남 출신 사무총장이 웬 말이냐"며 "이런 코미디로는 수도권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람을 간판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등 당 3역을 모두 영남출신으로 진용을 꾸려 어떻게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냐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17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내 당원 게시판에도 "이만희 의원님 죄송(하지만) 사무총장을 다시 임명해야 한다. 민심은 영남당 인식이 불식되지 않는다"며 "민심은 변화를 요구한다. 보이는 변화부터 사무총장 임명 철회(또는 본인 사퇴)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당 안팎의 불만에 대해 이 의원은 "지금은 딱히 할 말이 없다"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후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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