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8일 내년 총선을 100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가 없다면 "보수 진영이 더 잘 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유의미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다른 결심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당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서, 당의 변화의 선봉에 대구·경북이 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얻은 경험으로 볼 때 선거 100일 앞두고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선거를 이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선거 180여일 앞두고) 윤 대통령은 강골이고 자존심이 강해서, (고언을 드린다고) 오늘부터 바뀌겠다고 선언하지 않을 것이다. 80여일간 여유 있게 변해도 된다. 그렇게 된다면 노원병에서 선거를 뛰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국민의힘 지도부 등과 만찬을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행보가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고 보궐 선거 이후 위기의 해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역 갈등 등 국민통합에 방점을 둔 것에 대해 "대구와 광주를 떠난 젊은이들에게 지역 감정은 의미가 없다. 그것을 해결하겠다고 정치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통령이 호남 출신 정치인을 데려다 국민을 통합하겠다고 나서기보다, 젊은층을 끌어올 수 있는 정치적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는 대구·경북 정치가 '갈라파고스화'되어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대구·경북이 변화하면 국민의힘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지적한 뒤 '배신의 정치'라고 지목받아 다시 대구로 돌아오지 못한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면서 "보수 스스로 스펙트럼을 좁혔고, 이후 선거도 지리멸렬했다"고 상기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나서 '탄핵의 강을 넘자'며 윤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세웠을 때 대구가 포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선거에서 연달아 3번 이겼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의 중심인 대구·경북에서 폭넓게 인재를 등용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여러 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치맥 축제 개막식 당시, 많은 젊은 유권자들을 두고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국회의원에 대해 "대구 정치 문화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치맥 축제 당시 이준석과 홍 시장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함께 사진 찍힐 것을 두려워해 차를 돌린 의원도 있다. 이는 더 큰 문제다. 권력자만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의 정치적 고립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보수 적자'인 인재를 키우는 것을 꼽았다. 대구 국민의힘 의원들을 '살찐 고양이'에 비유하면서, 경찰이나 법관 등 공무원 일색인 인재풀을 넓히고 창의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국민의힘 험지인 순천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를 지역을 대표할 정치인이 될 인재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전국적으로 인지도 있는 정치인을 배출하기보다, 당 원내대표나 사무총장급 정치인만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에 20여년 간 지역이 매달려 있다'며, "공항이 건설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대구와 부산이 공항 하나를 짓는 것으로 타협한 뒤, 공항 건설에 투입될 자원을 대학과 산업단지에 투자하는 등 창의력을 발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 소멸 등 문제 해결에 대해 "대구는 아직도 서울에서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이 시장이 되고 정치를 한다. 지방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지방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대구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줘야 한다. 이게 대구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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