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보수정당 텃밭 국회의원' 대한 노골적인 폄훼에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대성할 수 있는 정치 신인 양성을 촉구하면서 "호랑이 새끼를 키우셔야 한다. 밥을 많이 먹이면 호랑이가 되(기도 하)고, 비만 고양이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날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향해 '밥만 먹는 고양이들', '서울에서 대구의 3~4선 알면 간첩', '편하게 정치하는 정치인들'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발끈한 지역의 선량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구체적으로 본인을 제1야당 대표로 만들어준 대구경북의 민의를 송두리째 부정한 명백한 헛발질이라고 꼬집었다.
한 현역 의원은 "본인이 당대표로 선출된 전당대회에서 지역민들로부터 받은 표는 '선'이고 현역 의원들이 3년 전 총선에서 받은 표는 '악'이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사고"라며 "지역 정치권의 약점을 침소봉대해서 본인의 정치적 이익으로 연결시키려는 얄팍한 시도를 대구시민들이 간파하고 있음을 이 대표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들이 공개적 또는 집단적으로 이 대표의 발언에 대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갑론을박을 벌이면 오히려 이 전 대표의 지역 내 입지를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대구에 와서 현역 의원 전체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아웅다웅하는 동안 이 전 대표의 재기 발랄함만 부각될 뿐 지역 의원들로선 건질 게 하나도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전 대표 무시전략으로 일관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가 기량을 펼칠 수 멍석을 아예 깔아주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지역의 한 의원은 "이 전 대표하고 말로 싸워서 이길 사람이 누구고 이겨서 남는 게 뭐가 있느냐"며 "이 전 대표의 무례함에 대한 지역민들이 평가를 차분하게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