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생환하며 생긴 제2의 생일을 맞이해 기쁩니다. 경북으로 이사 오고 싶습니다."
봉화 광산 매몰 사고에서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광부 박정하 씨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만나 서로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경북도는 4일 도청에서 박 씨와 그 가족, 사고 초반에 자력 탈출한 정모 씨와 그 자녀를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봉화 광산사고 생환 1주년을 맞아 이들을 초청했다. 다시 만난 이들은 기적을 일궈낸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희망과 당부를 전했다.
박 씨는 "1년 전 이 도지사의 따뜻한 배려로 생환의 기쁨을 느꼈는데, 이렇게 다시 제 첫 번째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사고로 소중함에 대한 가치를 깨달았다. 살아가면서 가족과 주변을 돌아보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족을 생각하며 221시간을 버텼다. 아득한 발파 소음이 '희망의 소리'였던 저처럼, 모두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아직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다. 모든 분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경북도 공직자분들이 앞장서 달라"고 청했다.

이에 이 도지사는 "이렇게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봬 무척 기쁘다"며 "아직 사고 후유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 우리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기적을 바라기보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철저한 재난 예방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봉화군 소천면 금호광산에서 수직 갱도가 붕괴해 동료 광부 1명과 함께 지하 190m에 고립됐다. 이들이 필사의 노력으로 버틴 가운데 다른 광부들의 동료애와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구조 노력 덕분에 사고 10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이태원 참사로 모든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던 터라 더욱 큰 희망이 됐다.

관계당국은 당시 사고를 계기로 광산안전 강화 대책을 도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2일 내놓은 '광산안전 종합대책'에 따라 지난해 경북도가 건의한 갱내 구호용 시추기 2대, 고심도 시추공 카메라 2대를 확보하기로 했다.
생환 광부 박 씨가 요청한 ▷5인 이상 갱내 광산에 생존박스 등 대피시설 설치 ▷장거리 광역 통신장비 보급 등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광산별 특성을 각 광산 안전규정에 반영해 안전관리한 경우 인센티브 부여 ▷내부 구조를 신속,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는 갱도 정보 현행화와 3D 디지털화 ▷광산안전교육 내실화에 나선다.
경북도는 이와 별개로 지난 상반기 도내 137개 광산 중 55곳에 대해 광산재해 안전 상황 및 광해 예방조치 여부 등의 점검을 실시했다. 하반기에는 나머지 82곳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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