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예정지인 대구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 조류인 참매와 검독수리가 목격됐다. 이로써 팔현습지에는 모두 14종의 법정보호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 따르면 최근 팔현습지에서 참매(멸종위기 2급)와 검독수리(멸종위기 1급)가 발견됐다. 팔현습지 일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도 12종에서 14종으로 늘게 됐다.
지난 2021년 진행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당시 수달·삵·원앙 등 법정보호종 3종만 발견됐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폭의 변화다.
공대위는 "금호강 팔현습지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의 보고이자 보물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라며 "이달 중 열리는 거짓부실위의 심의 결과 이곳 팔현습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로 발혀지면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실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야생동물들의 '숨은 서식처'인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호석 공대위 대표는 "14종이 되는 법정보호종이 사는 습지는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상당히 드물다. 많은 법정보호종이 산다는 자체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있는 습지란 것"이라며 "환경부는 팔현습지를 개발할 것이 아니라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물사회학자이자 생태학자인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개발이 아닌 철저히 보전돼 대대로 물려줘야 할 곳"이라며 "이런 '숨은 서식처'들마저 사라진다면 멸종위기종들 또한 사라지게 된다. 환경부가 이곳에 벌이는 '삽질'은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달 중순 예정된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통해 추가로 발견된 법정보호종에 대한 검토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당초 10월 중순쯤 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행업체의 소명자료 제출이 늦어짐에 따라 다소 연기됐다"라며 "위원들은 대부분 선정됐다. 추가로 발견됐다는 법정보호종에 대한 내용은 위원회 회의를 통해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거짓 또는 부실 작성 여부의 판단에 관한 사항을 전문적으로 검토한다. 거짓으로 의결된 안건에 대해서는 협의회를 구성해 대행업체에 행정처분을 내리고, 재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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