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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사 위한 행정타운 매각…‘북구·중구·달서구’의 동상이몽

대구시, 신청사 재원 마련 위해 공유재산 매각 추진
성서행정타운·칠곡행정타운 등 꼽혀…주민들 반발
일부 시의원 반대 목소리, 시의회 통과 난항 가능성

지난해 8월 달서구 성서행정타운 매각반대추진위원회가 성서행정타운 부지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8월 달서구 성서행정타운 매각반대추진위원회가 성서행정타운 부지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성서·칠곡 행정타운, 현 동인청사 부지 등 시유지를 매각해 신청사 건립 예산을 마련하기로 하자 기초지자체마다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신청사 건립은 필요하지만 시유지 매각은 달갑지 않다는 것인데, 매각안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리길 기대하는 민심도 상당하다.

성서행정타운(2만3천868㎡)·칠곡행정타운(1만235㎡) 부지는 대구시가 분구(分區)를 목적으로 지난 2006년, 2011년 매입했지만 인구가 줄어들면서 마땅한 용도를 못 찾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시가 '재정 혁신'을 목표로 해당 부지 매각에 나섰으나 주민 반발로 이미 무산된 전례가 있다. 시청 동인청사(6천559㎡) 및 주차장(6천35㎡) 역시 신청사 건립을 위해 매각방침이 잡혔지만 원도심 활력저하를 우려하는 중구 안에서는 매각보다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대구 북구 주민자치위원회는 21일 7개의 이유를 들며 칠곡행정타운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시가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 부지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해놓고는 이미 한차례 접었던 칠곡행정타운 매각안을 다시 꺼내든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군위군 편입과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으로 북구의 지리적 가치가 커진 상황에서 칠곡행정타운 부지의 잠재적 활용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는 입장이다.

주민자치위 관계자는 "북구는 신청사 건립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숙의 민주주의로 결정된 만큼 깨끗하게 승복했다"며 "현재 칠곡행정타운 부지에는 북구청 숙원사업인 가칭 '강북 시립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인 데다, 지난해 관련 용역도 이뤄졌다. 이번 부지 매각안으로 인해 대구 전역에 다시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청마다 모두 신청사 건립이 시급하다는 것에는 동의하기에 난감한 것도 매한가지다. 신청사를 품을 달서구청은 물론이고 북구청과 중구청은 대구시청 산격청사, 동인청사가 이전해야 도심융합특구를 비롯한 후적지 사업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리길 바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청 관계자는 "신청사 건립 유치전에서 탈락한 북구와 중구 부지를 매각해 달서구 신청사를 짓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며 "행정타운 부지 등 공유재산 매각안은 시의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구와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도 행정타운 부지 매각 대신 다른 방법을 대구시에서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하병문 대구시의원(북구4)은 "칠곡지역은 향후 신공항 '프론트 시티'가 될 가능성이 높아 공공용지를 더 사야 될 상황이다. 부지 매각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영애 시의원(달서1)은 "운영이 어려운 중소기업 명품관 매각은 동의하지만, 성서 행정타운 부지는 매각해선 안된다. 28일에 관련 5분 발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곡동 상공에서 바라본 성서행정타운 부지.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곡동 상공에서 바라본 성서행정타운 부지.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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