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현덕 교수의 골프산업]<17>급성장하는 중국의 골프산업

올해 LPGA 상금 랭킹 10위 안 중국 2명, 한국 2명
‘Li-Ning’, ‘Anta’, ‘361’, ‘ERKE’ 등 자국 스포츠 브랜드 즐비

올해 LPGA 상금랭킹 10위 안에 중국 선수 2명이 포함되어 있다. 김현덕 교수 제공
올해 LPGA 상금랭킹 10위 안에 중국 선수 2명이 포함되어 있다. 김현덕 교수 제공

올해의 LPGA 투어 여러 이슈 중 하나가 중국 선수들의 괄목할 만한 선전이었다. 상하이 출신 중국의 신예 인뤄닝(Yin Ruoning, 20세)은 지난 봄에 있었던 DIO임플란트 LA오픈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인 조지아 홀(Georgia Hall)을 한 타 차이로 따돌리고 첫 LPGA투어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올해는 인뤄닝 선수의 LPGA 투어 2번째 시즌이지만, 플레이는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올해 6월에는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KPMG위민스 PGA챔피언십을 제패하여,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최근에 출전한 5개 대회 중 4차례를 3위 안에 랭크되며, 탑랭커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달 22일 세계 LPGA상금 랭킹을 봐도, 아시안 파워가 느껴진다. 한편으로 중국이 너무나 빨리 대한민국을 따라오고 있다. 올해 세계 10위권 선수 중 미국이 2명(릴리아 부, A.코르푸즈), 한국 2명(양희영, 김효주), 중국 2명(인뤄닝, 시유린), 일본 2명(하타오카 나사, 유카 사소), 프랑스 1명(셀린느 부티에), 영국 1명(찰리 헐)이 포진했다.

10여년 전 골프 관련 기사를 쓸 당시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 LPGA 상금 랭킹 20위권을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들이 거의 절반이상 점령해 자랑스러워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의 미국 골프기사들은 LPGA투어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를 자국이 아닌 한국 선수들이 많아서 라는 유치한 수준의 비판적 기사들을 쏟아내, 우리 골프 팬들의 공분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중국에는 자국 브랜드 스포츠 용품 매장들이 즐비하다. 김현덕 교수 제공
중국에는 자국 브랜드 스포츠 용품 매장들이 즐비하다. 김현덕 교수 제공

'중국(中國)의 골프산업'을 함 들여다보자. 지난주 학술적 교류를 위해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우한시를 방문했다. 이 도시와 대학을 돌아보고 "골프는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를 빼고는 아직 그 저변이 넓지 못하며, 학교체육으로는 탁구, 배드민턴 그리고 농구 등이 주를 이루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스포츠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체육대학 강사들 역시 아직 골프에는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도심으로 나오니, 이런 생각이 달라졌다. 자국의 각종 스포츠 브랜드 상점들이 즐비했다. 'Li-Ning', 'Anta', '361', 'ERKE' 등 이미 세계 많은 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자국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스포츠 브랜드가 너무 빈약하다. 조선체육회 설립을 시점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각종 스포츠 브랜드 뿐 아니라 장비, 용품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100명 가까운 스포츠 전공 학생이 함께 하는 강의실에서 우리 토종 브랜드를 착용한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골프산업 발전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중국의 골프 경쟁력 뿐 아니라 골프산업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김현덕 교수 제공
중국의 골프 경쟁력 뿐 아니라 골프산업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김현덕 교수 제공

다시 골프로 돌아오면, 세계 상금랭킹 100명 중 미국 22명, 한국14명이다. 반면 중국은 단 3명 뿐이다. 하지만 3명 중 2명이 10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다. 저변이 더 두터워지면, 태국에 이어 중국 선수들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나올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중국은 엘리트를 포함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업 등 모든 영역에서 멈춤없이 성장해왔다. 골프는 대한민국이 최고이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라지만 중국의 무서운 성장을 보면서, 되짚어봐야 할 대목들이 많다. 골프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날로 높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현덕 교수(계명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KPGA 소속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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