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치원 앞 이완용 비석…"경각심 주자는 취지였다"

가로 75cm, 세로 112.5cm…이완용 일대기 425자로 축약
적절성 논란 일자…성남문화원 "철거 검토"

1919년 4월 2일 이완용이 발행해 배포한
1919년 4월 2일 이완용이 발행해 배포한 '조선동포에게 보내는 경고문'. 연합뉴스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1858~1926)의 친일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그의 생가터에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비석은 지난 22일 성남문화원이 친일파의 행적을 알려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250만원을 들여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 유치원 인근에 설치했다. 가로 75cm, 세로 112.5cm 크기의 비석에는 이완용의 일대기가 425자로 축약돼 있다.

주요 내용은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됐다" 등 개인사와 "이토 히로부미를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들었으며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 등 친일 행적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비석이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기념비와 큰 차이가 없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성남문화원 관계자는 "이완용의 행적을 후대에 알려 다시는 매국노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좋은 역사만 비석으로 세울 게 아니라 이완용 비석도 세워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석 설치를 두고 적절성 논란이 커지자, 문화원 측은 철거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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