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동관 탄핵안 처리 놓고 본회의 개최 갈등 격화

국민의힘, 예산안 처리 위한 본회의…탄핵안 처리 시도 시 소집 불가
민주,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된 일정…예정대로 열고 탄핵안 처리 방침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44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방통위는 을지학원의 연합뉴스TV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건을 일단 보류했다. 연합뉴스

여야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놓고 충돌했다. 야당이 탄핵안을 재발의한 가운데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당은 의회 폭거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동관 위원장과 검사 2명(손준성·이정섭)에 대한 탄핵안을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초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합의한 본회의인 만큼 예산안 심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은 응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본회의 개최 여부는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공이 넘어간 상태다. 본회의 일정은 앞서 여야간 합의가 된 가운데, 김 의장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민주당 요청대로 개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고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탄핵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번 본회의는 이미 오래전 정기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된 일정이다. 약속은 약속대로 지켜달라"며 "본회의는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김진표 의장께서는 내일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물리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국회 선진화법 위반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서 반대 의견 개진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리한 탄핵안 추진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맹비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관례상 30일과 1일로 잡힌 본회의는 내년도 예산을 처리할 목적으로 열리는 '예산국회'"라며 "하루빨리 예산안 합의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구속력 없는 본회의 날짜를 빌미로 죄 없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총선을 겨냥한 정쟁의 유발이자 전대미문의 의회 폭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안이 통과돼 직무 정지가 될 경우 방통위원이 1명 뿐인 상황으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는 점을 우려하고 나섰다. 또한 검사 탄핵 관련해서도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보면서 탄핵 중독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