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은 한 사람에 1부씩만 드리고 있어요. 작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달력을 찾는 분들이 많아서요."
은행들이 내년도 달력 배부를 시작했다.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등에 은행 달력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발행 부수는 줄면서 '품귀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달 말 벽걸이용·탁상용 달력 제작을 완료하고, 이번 달부터 전국 지점과 출장소에서 배부를 시작했다. 달력 배포 시점과 달력 종류는 영업점마다 상이하다.
대구은행은 올해 달력 발행이 늦은 편이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지난달 중, 하순부터 달력 배부에 돌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사에서는 지점별로 연중 달력 주문이 가능해 올해의 경우 지난 10월 배포를 시작한 영업점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 달력은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는 추세다. 대부분 은행이 수요 감소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을 이유로 제작 물량을 줄이는 탓이다. 입찰 공고상 국민은행은 달력 제작 부수를 지난 2019년 283만부에서 올해 163만부로 줄였고, 같은 기간 부산은행은 36만부에서 33만8천부로 축소했다.
대구은행은 수년 전부터 제작 물량을 약 30만부로 유지하고 있다. 부수를 더 늘리기는 힘들지만 사회공헌 차원에서 유지 중이라는 게 대구은행 측의 설명이다.
달력은 과거 은행의 영업력 척도로 여겨졌다. 은행들은 유명 작가와 협업하며 달력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지명도 높은 작가보다 역량 있는 지역 작가 작품을 우선해 달력 디자인으로 활용해 왔다. 지역 문화예술계를 후원하는 기능도 있는 셈이다.
실물을 구하기 힘들어진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사고파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지난 3개월간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중고나라'에 올라온 은행 달력 관련 게시물은 모두 141건이었다. 가격대는 적게 1천원에서 많게는 5만원으로 조회됐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특정 연령대를 중심으로 해마다 달력을 찾는 고정 수요가 있다. 빠르면 2~3일 안에 물량이 소진되다 보니 달력을 받지 못해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도 있다"면서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지만 불황일 때 수요가 높아지는 건 체감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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