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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네덜란드 반도체 공급망 동맹에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활용해야"

구미 '반도체 소재부품 R&D센터' 구축이 가장 효과적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구미국가산단 전경. 매일신문DB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구미국가산단 전경. 매일신문DB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공급망 동맹 구축에 합의한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국가산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반도체 초격차 달성뿐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초격차를 위해선 소재부품 공급망 안정과 자립화가 필수다. 국지적인 정정(政情) 불안이나 자연재해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사례를 몇 차례나 경험했지만 여전히 공급망의 허점을 완벽하게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단기간에 무너지고 세계의 산업이 거의 동시에 멈춰서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공급망 회복과 안정이 반도체 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구미산단은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데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 관련 기업이 344곳이나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SK실트론(12인치 웨이퍼 세계 3위), LG이노텍(통신반도체 기판 세계 1위), 매그나칩반도체(디스플레이구동칩 세계 2위), KEC(소신호 트랜지스터 세계 7위), 원익큐엔씨(반도체 쿼츠웨어 세계 1위), 엘비루셈(반도체 패키징사업 세계 3위) 등 세계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경쟁력 갖춘 선도기업과 협력기업이 구미산단에 소재해 있다.

뿐만 아니라 구미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 기업과 수도권 완제품 소자 기업 간 밸류체인 구축도 용이하다.

따라서 정부가 구미산단을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한 만큼 구미가 글로벌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구미지역 경제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소재·부품·설계 중심 기술을 확보하고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재부품 R&D센터'를 구미산단에 구축하는 것이다. 고비용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독자적 연구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K-반도체 소재부품 연구개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반도체 소재부품 R&D센터' 구축에 약 4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를 유치하기 위해 중앙부처를 방문해 설득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가 소재부품 공급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반도체 소재부품 R&D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13일(현지시간)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 하면서 정부 간 반도체 협력 채널을 신설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설계에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조로 이어지는 전 주기를 연결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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