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설과 가스관 매립을 두고 한국가스공사와 서구 주민들의 대치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성서열병합발전소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가스 압력을 낮추는 정압관리소를 증설하고 7.6㎞에 이르는 가스관을 매립하겠다는 게 한국가스공사의 계획이었다.
주민들의 태도는 일관된다. 꿩 대신 닭도 아니고, 달서구에서 주민 반대로 신설하지 못한 걸 서구에 증설하겠다니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가스공사는 행정절차와 시공성, 운영 전반을 고려했을 때 증설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액화천연가스는 누출되더라도 대기로 확산되기에 위험성도 거의 없다고 설득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대처는 매우 아쉽다. 네 차례 가진 주민설명회가 모조리 파행으로 치달았다. 지금껏 뭐 했나 안타까움을 넘어 지역에 뿌리내리려는 노력을 한 건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총공급 배관 7.6㎞ 중 달서구 구간 1.2㎞가 매립됐다고 한다. 이미 일을 진행하면서 주민설명회를 갖는 건 이중적 행태로 비칠 만하다. 주민설명회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구 주민들이 유별나게 목소리를 높인다고 보기 어렵다. 안전이 우선인데 한국가스공사는 가스관 우회 매립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정압관리소를 하나 더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할 마당에 수긍하기 힘든 대응이다. 에너지 공기업이지만 주식회사다 보니 수익 창출 최대화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염두에 둔 기업이라면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이 신뢰 관계 형성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 증설의 진척을 기대하기 난망하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온 지도 10년이다. 부대 시설 건립과 사업 진행에 주민 원성을 사서는 올곧은 영업활동을 이어가기 곤란해진다.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한 번이라도 주민 소통에 나섰는지도 의문이다. 주민들을 자주 찾아 심리적 저항선을 낮추는 것 외에 답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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