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두 영웅을 떠나보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 우리는 경상북도의 두 청년을 떠나보냅니다"라며 첫마디를 떼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감췄다.
경북 문경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대 소속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주말인 3일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북도청 동락관으로 순직한 두 소방관을 실은 운구 차량이 도착하자 동료 소방관들은 흐르는 눈물도 닦지 못하고 거수경례로 이들을 맞았다.
두 영웅이 잠든 관이 내려지자 영결식장은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유족들은 영결식장으로 향하는 운구행렬 내내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이들을 떠나보내는 두 소방관의 모친들은 "보고싶어" "가지마"라는 말을 토해내며 통곡했고, 박 소방교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숭고한 희생을 애도하는 이 자리에는 유족과 친구들, 소방동료, 경북도 공무원 등 1천명 이 넘는 이들이 함께 했다.
두 고인의 영정 사진을 향해 선 이들의 뒷 모습에도 슬픔이 가득차 보였다. 손수건으로 눈물 훔치는 유족과 고개를 떨궈 눈물을 흘리는 동료, 애써 눈물을 참느라 들썩이 어깨를 감싸주는 친구들의 모습은 현장의 기자들까지 눈물 흘리게 했다.
영결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윤석열 대통령 조전 대독, 영결사, 조사, 고별사, 헌화와 분향, 조총 발사, 폐식사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를 준비한 동료 윤인규 소방사는 "뜨거운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 모두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다"고 터지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반장님들이 그러했듯이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며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소방교의 친구 송현수 씨는 "당신이 없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며 "이 시간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에게는 잊혀 과거로 남겠지만, 나는 끝까지 기억하고 추억하며 잊지 않고 살겠다. 자랑스러운 박수훈을 웃으며 보내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문경소방서의 두 영웅의 마지막 길은 영결식은 찾은 동료 모든 소방관들의 배웅으로 끝났다.
영결식 후 두 소방관은 문경 지역 화장장인 예송원에서 화장을 마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구조대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수색 중 순직했다. 혹시 남아 있을 요구조자를 찾기 위해 화염 속을 뛰어들었다가 갑자기 번진 화마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김 소방장은 5년여의 재직기간 동안 500여차례 현장에 출동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2년간 400여차례 화재·구급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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