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국전쟁' vs '길위에 김대중'…스크린 속 핫한 정치바람

이승만 생애 담은 '건국전쟁' 흥행 중…여권 인사들 줄이어 관람 후기 인증
기독교계 단체 관람 이끌어
'길위에 김대중' 해외 상영회 진행…남미 3국 처음 개봉

건국전쟁 포스터(왼쪽), 길위에 김대중 포스터
건국전쟁 포스터(왼쪽), 길위에 김대중 포스터

지난해 영화계를 뜨겁게 달궜던 '서울의 봄'에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작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해 스크린 속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적 등을 조명한 영화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동안 많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설을 앞두고 개봉했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개봉 13일차인 지난 13일 기준 관객 38만명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앞다퉈 '건국전쟁' 관람 인증샷과 후기를 남기고 있다. 설 연휴 기간동안 김미애, 김영식, 박수영, 정진석, 안철수 등 현역 의원들과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서울 시장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앞다퉈 관람 후기를 남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영화를 관람한 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따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이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설연휴 중 참모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계의 반응도 뜨겁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차원에서 단체 관람을 진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지금까지 1천500여명이 단체 관람했으며, 오는 16일까지 4천명이 추가로 관람할 예정이다. 새애덴교회도 단체 관람을 진행했다.

반면 야권은 날선 반응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영화에 대한 평가가 전해지자 서면 브리핑을 내고 "독자왜 부패, 부정선거로 쫓겨난 이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에 현직 대통령이 동참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건국전쟁'이 관심을 받으면서 유명인들의 영화 관람에 대해 공방이 벌어지기도 한다. 가수 나얼은 SNS에 '건국전쟁' 포스터와 성경 사진을 게시했다가 비난글이 폭주하면서 댓글창을 폐쇄했다.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영화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는 가수 강원래의 9일자 페이스북 글에 국민의힘은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강원래는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영화 '길위에 김대중'(감독 민환기)은 지난달 10일 개봉한 이래 재외동포들 요청으로 해외 상영회를 진행 중이다. 청년 사업가 출신 고(故) 김대중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국내 개봉과 동시에 남미 3개국에서 상영회를 연 것은 '길위에 김대중'이 처음이다.

이 영화는 1월 6일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를 시작으로 미국 시애틀, 워싱턴, 뉴욕, 캐나다 토론토, 중국 상하이, 칭다오, 일본 도쿄, 오사카, 독일 프랑크푸르트, 칠레 산티아고, 호주 시드니 등에서 상영됐다. 이어서 오는 16일 미국 CGV부에나파크와 덴버, 17일 LA CGV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18일 샌프란시스코와 토론토, 24일 산호세와 베를린, 26일 함부르크, 3월 9일 브리즈번 상영이 예정돼 있다. 당초 30개 도시에서 상영회를 예정했지만, 재외동포의 자발적 상영회 개최 등에 힘입어 37개 도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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