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키나와 리포트] 한국시리즈 우승 꿈꾸는 '안방마님' 강민호

"삼성, 한국시리즈 누구보다 간절…새 투수들과 호흡 좋아 기대"
프로 21번째 시즌 맞아 최다 출장 신기록 가능성 커
강민호, "작년 팀 성적 아쉬워, 올해는 다를 것" 다짐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강민호.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보는 게 그의 가장 큰 목표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강민호.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보는 게 그의 가장 큰 목표다. 채정민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죠."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여전히 건재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을 지키는 강민호(39) 얘기다. 2004시즌부터 모두 2천333경기에 출전한 강민호는 박용택(은퇴)이 보유한 한국프로야구(KBO) 최다 출장 기록(2천237경기)에 단 4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포수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자리다. 그래서 강민호의 기록은 더욱 빛난다. 부상이 없다면 올 시즌 초반 강민호는 'KBO 최다 출장 신기록의 사나이'가 된다. 하지만 강민호는 이 기록을 새로 쓰는 것보다 팀 성적에 신경이 더 쓰인다.

강민호는 "지난해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러 개인적으론 괜찮은 한 해였다. 하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며 "2023시즌엔 역전패가 많았는데 그 경기들 중 절반만 이겼어도 '가을야구'를 했을 거라고 주위에서 이야기들을 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여럿 왔으니 올해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강민호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강민호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은 지난해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데려왔고, 2차 드래프트에서도 최성훈과 양현의 손을 잡았다. 선발투수진에도 변화가 있다. 새 외국인 투수인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가 합류했는데 이들에 대한 평가가 괜찮다.

새로 삼성에 둥지를 튼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강민호는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 투수들의 구위가 좋다. 시즌에 들어가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한국에선 약점이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들 거라고 얘기해줬다. 퀵모션(투구 준비 자세)이 느리지 않다는 걸 시즌 초반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오랜 세월 변함없이 포수 마스크를 썼고,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꼽힌다. 내년이면 삼성과의 계약도 끝난다. 이번 시즌을 부상 없이 잘 치른다면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좀 더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

강민호도 "예전엔 마흔이 은퇴할 때라고들 했는데 이젠 그런 인식이 깨져가는 것 같다"며 "나도 더 뛰고 싶다.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통역을 통해 신입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통역을 통해 신입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화려한 경력을 가진 강민호지만 아직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경험이 없다. 포철중, 포철공고 출신으로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고, 2018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둥지를 옮겨왔으니 2010년대 초반 삼성이 연거푸 우승하던 시절엔 그가 팀에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 21번째 시즌을 맞는 강민호는 "몸 상태가 좋다. 한국으로 돌아가 시범경기를 치르면 컨디션도 더 올라갈 것"이라며 "이젠 선수 생활을 한 날보다 할 날이 적게 남았다. 우승 반지를 끼면 기분 좋게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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