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생보다 정략' 국회, 선거구 획정안 지각 처리…쌍특검은 부결

비례대표 1석 줄여 전북 지역구 의원수 유지…의성청송영덕울진 선거구도 확정
총선 41일 앞둔 지각 획정…선거 유불리 정략에 유권자 선택권 뒷전
쌍특검법은 재표결 끝 폐기…양곡법·간호법 등과 같은 운명에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과 군위군이 하나의 지역 선거구를 이루고 군위가 빠진 곳은 경북 울진이 채우는 등 대구경북(TK)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작업이 마무리됐다. 대구 동구 방촌동은 '을' 선거구에서 '갑' 선거구로 자리를 옮긴다.

여야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4·10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투표일을 불과 41일 앞두고 지각 처리했다. 4년 전에는 21대 총선을 39일 앞두고 선거구 획정안이 처리됐다. 여야가 4년 전의 지각 획정에 대한 반성문을 쓰지 못한 채 선거 유불리 정략에 빠져 유권자는 물론 출마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태를 반복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선거구 획정안 표결과 연계됐던 '쌍특검법'은 재표결 끝에 부결돼 최종 폐기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여야는 비례대표를 1석 줄여 전북 지역구 10석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획정위 원안은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을 줄이고 인천과 경기에서 각 1석을 늘리도록 했는데 서울이 1석 줄고 인천과 경기가 1석씩 늘어나게 됐다.

이로써 지역구 의원은 253석에서 254석으로 늘어났지만 비례대표는 47석에서 46석으로 줄었다.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으로 유지됐다.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들은 여야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주이삭 개혁신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소선구제로 1등만 뽑는 선거를 더욱 강화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거대 양당에게 유리한 결과로 조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한 '특례구역 4곳 지정도' 획정안에 반영됐다. 행정구역, 지리 여건, 교통·생활문화권을 고려하고 농·산·어촌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기 위해 예외로 자치구·시·군 일부 분할을 허용했다.

강원도는 춘천시를 분할해 현행 8개 선거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획정위 원안에 있던 서울 면적 8배에 달하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 탄생을 막았다. 경기도 양주 일부를 동두천연천 선거구에 붙여 서울 면적 4배의 포천연천가평 선거구도 생기지 않게 했다.

이 같은 특례 구역 외에는 지난해 12월 선거구 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대로 이뤄졌다. 대구경북에선 ▷대구 동구군위갑(방촌동 편입) ▷대구 동구군위을(군위 편입)▷영주영양봉화 ▷의성청송영덕울진 등 3곳 선거구가 획정위안대로 결정됐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쌍특검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거친 뒤 폐기됐다.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법안이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했지만 찬성표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쌍특검법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 3법 등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 들어 거대야당이 일방 통과를 주도한 뒤 대통령 거부권 행사·재표결·폐기 운명을 맞은 법안에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관계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관계자가 '쌍특검법' 재표결 결과를 작성하고 있다.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법안으로, 이날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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