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키나와 리포트]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이젠 '졌잘싸' 의미 없어"

시즌 후 불펜 보강과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집중
정민태, 정대현, 이진영, 강영식 등 코칭스태프 보강
트랙맨 등 데이터 적극 활용, 트레이닝 부문 강화해

일본 오키나와의 전지훈련지에서 대화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종열 단장(오른쪽)과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일본 오키나와의 전지훈련지에서 대화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종열 단장(오른쪽)과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는 이제 의미가 없어요."

지난 시즌 프로야구 무대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삼성 라이온즈에는 시즌 후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었다. 변화를 주도한 건 방송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전력 강화·분석 업무를 맡았던 이종열 신임 단장이다. 그는 불펜을 강화하고 새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단장은 "일단 박진만 감독님의 표정이 밝아 보기가 좋다. 지난해는 5회까지 이기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느낌이 있어 힘들었을텐데 이젠 불펜이 강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해외 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선수들도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했다.

마운드는 보강했으나 내야엔 불안감이 남아 있다. 일단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이재현이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이어서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일단 김영웅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긴다는 게 코칭스태프와 이 단장의 생각이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채정민 기자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채정민 기자

이 단장은 "이재현이 몸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복귀를 서두르다 탈이 날까 싶어 신중히 기용 시점을 정할 것"이라며 "김영웅에겐 기회다. 수비도 좋아졌다. 앞으로 이재현과 유격수, 3루수 자리를 나눠 맡아주면 그림이 상당히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단장은 코칭스태프도 개편했다. 투수를 잘 키운다는 정대현 2군 감독과 이진영 타격코치는 이 단장이 그린 그림. 정민태 투수코치는 박진만 감독의 추천으로 영입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해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강영식 코치는 정대현 감독의 요청으로 손을 잡았다.

이 단장은 "팀 충성도와 이해도가 높은 삼성 출신으로 이른바 '순혈주의'를 표방하는 것도 좋지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외부 수혈도 필요하다"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스카우트하는 게 쉽지 않다. 매번 사정하러 다니는 게 일"이라며 웃었다.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삼성 제공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삼성 제공

전력 분석팀과 트레이닝 부문을 강화하는 데도 손을 댔다. 야구 데이터 수집 장비인 트랙맨과 초고속 카메라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이 단장의 얘기다. 또 선수들의 몸을 세밀하게 챙길 트레이너 5명을 보강하고 운동 시설도 새로 단장했다.

이 단장은 "전력 분석은 양보다 질이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이미 서로 다 안다. 지금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꼭 필요한 것들만 정리해 알려줘야 한다"며 "구단에선 선수가 가장 큰 재산이다. 부상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고 각별히 신경을 쓰는 중"이라고 했다.

겨우내 이 단장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국내외를 오가며 영입 리스트에 올려둔 선수들을 찾았다. 데이비드 뷰캐넌 등 삼성을 떠난 선수들도 만났다.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선수들도 챙겨봤다.

그는 "방송 해설을 할 때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다녔다. 이젠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다"며 "코칭스태프와 호흡이 잘 맞다. 부족해 보이는 것들은 하나하나 메워가겠다. 외국인 선수 문제 등이 잘 안 풀릴 때를 대비한 방안도 여러 개 갖고 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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