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서부정류장서 회차만 하는데 주차장 요금 1천원 내라고요?

교통약자 이용 나드리콜, 터미널 내부에 승객 내려주면 비용발생
승객에게 요금 더 받기 어려운 구조, 대부분 기사가 부담해
남구청 무인차단기 설치 및 회차차량 요금면제 제안 운영사가 거절
"통행 많고 오작동 시 정체 및 사고 위험, 무인 운영 곤란"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앞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앞 '서부유료주차장' 진입로. 김지수 기자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서부정류장)이 정류장 내부 진입 차량에 대해 주차비 1천원을 부과하면서 교통약자들이 이용하는 콜택시인 '나드리콜' 기사들과 이용객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운영업체 측은 진입 차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다른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어서 쉽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드리콜 택시의 고충은 장애인이나 노약자 승객들은 터미널에서 최대한 가까이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 경우 택시는 서부정류장 내부 '서부유료주차장'을 지날 수밖에 없어 기본 주차요금 1천원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기사가 승객에게 주차요금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나드리콜 이용요금은 이동 거리 3㎞ 이내인 경우 1천원이고, 시내 최대요금 3천300원, 시외 최대요금 6천600원인 상황에서 '1천원'이 갖는 심리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5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대구에서 운행 중인 나드리콜 차량은 지난해 말 기준 공단에서 자체 운영 중인 특장차량 199대와 개인택시 가운데 대구시에 나드리콜 서비스를 신청·등록해 운행 중인 택시 316대 등 515대에 달한다. 교통약자인 나드리콜 이용객들은 정류장 내부에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주차 요금 부과 빈도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나드리콜 택시기사 임모(64) 씨는 "시각장애인이 짐을 싣고 타는 경우 정류장 입구까지 가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도 없고, 1천원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드리콜 택시기사 하모(64) 씨는 "정류장 앞까지 갔다가 바로 되돌아나오는 데 요금을 물리는 건 과하다. 택시는 승객 불편 유발 시 징계 위험도 있어 사비로 부담하는 기사들이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남구청 등 관계당국도 민원을 인지하고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방안을 못 찾고 있다. 남구청은 올해 초부터 서부정류장 측에 입·출차 시간을 확인하는 무인차단기를 설치, 일정 시간 내 돌아 나오는 차량에 대해서는 요금을 받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곳 버스 통행량이 많고 도로구조 상 차단기 오작동 시 교통불편 및 사고 유발 가능성이 커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부정류장 관계자는 "나드리콜 특장차량에 대해서는 무임회차를 허용해줄 의사가 있지만 일반 택시의 반발 가능성이 있어 나드리콜 개인택시에 적용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1998년 주차장 운영을 시작할 때부터 요금 인상 없이 '최초 30분 1천원'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요금이 과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앞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앞 '서부유료주차장' 진입로 및 주차권. 김지수 기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