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18> LPGA 태극낭자, 올 시즌 빵승, 첫승 언제?

올 시즌 치러진 5개 대회, 우승은 커녕 선두권 경쟁도 못해
자칫 올 시즌 3승도 못할 수 있어, 우승 후보자들 ‘뒷심 부족’
박세리·박인비·고진영을 잇는 태극 골프여제 탄생할지?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올 시즌 LPGA 첫 승의 낭보는 언제쯤 전해질까? 골프는 1월 정초부터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에 3월 중순이면 벌써 4분의 1이 지났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좋은 소식이 언제 날아들지 하세월이다.

2015, 17, 19년 태극낭자들이 15승이나 합작했다. 하지만 이후 먹구름이 끼고 있다. 20, 21년에 각 7승, 22년 4승, 23년 5승에 그쳤다. 걱정은 사실상 올해다. 아직까지 첫 승이 없을 뿐더러 TOP10에 드는 선수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간혹 선두 경쟁에 나서는 몇몇 태극낭자들이 선두 경쟁을 펼치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제는 KLPGA를 평정한 후 LPGA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으로 이어지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골프강국의 위상도 추락해, 이제는 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고 있다.

물론 한국인이지만 호주(이민지), 뉴질랜드(리디아 고) 등의 국적으로 상위 랭크에 포진된 선수도 있다.

33개 공식대회가 열리는 올 시즌 LPGA 시즌 투어. 출처=LPGA 홈페이지 및 게티코리아 이미지
33개 공식대회가 열리는 올 시즌 LPGA 시즌 투어. 출처=LPGA 홈페이지 및 게티코리아 이미지

◆2024 시즌 33개 대회 중 몇 승?

LPGA투어는 올 시즌 공식 대회로만 따지면 33개 대회, 1억1,655만 달러 규모로 열린다. 3개 대회가 추가됐다. 1월 LPGA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이달 열리는 애리조나 챔피언십 프레젠티드 바이 JTBC, 오는 9월 진행되는 FM글로벌 챔피언십이다.

특히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총상금 1,100만 달러로 증액했다.

올 시즌 3개 대회가 추가되고, 상금이 증액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 중에서 태극낭자들이 몇 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가 문제다. 일단 5개 대회는 벌써 물건너갔다.

1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는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는 넬리 코다(미국)가 막판 극적인 이글과 버디로 명예의 전당 입성을 눈 앞에 둔 리디아 고의 발목을 잡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는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한껏 살린 패티 타바타나킷 선수가 자국에 첫 승을 안겨줬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호주의 한나 그린이 최종 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해 2024년도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당당히 새겼다.

이달에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블루베이 투어 대회에서는 미국의 베일리 타디 선수가 첫 LPGA 우승을 신고하며, 생애 첫 세계랭킹 100위 안에 진입했다.

올 시즌을 현재까지 종합해보면, 5개 대회에서 첫승은 커녕 우승권 경쟁조차 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표정이 모든 걸 말해준다." 지난해 세계랭킹 1위를 내준 후에 올 시즌에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LPGA의 대표 태극낭자 고진영 선수. 출처=Jtbc 골프 중계 중 화면 캡처

◆태극낭자 첫승 주인공도 안갯속

지난해 세계랭킹 1위였던 고진영 선수도 올 시즌 뒷심 부족으로 선두권 경쟁에 합류하지 못하고 뒤처지고 있다. 대회 기간 중에 TV 화면 아래 '톱 랭크 리스트'에도 겨우 한두 명 정도로 옆에 태극기 표시가 되어 있을 정도다.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는 우리나라 김세영, 최혜진 선수는 공동 3위를 차지했으며, HSBC 위민스 대회에서는 이미향 선수가 공동 3위에 랭크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고진영 선수는 마지막날(4라운드) 1언더파에 그치며,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도 출발이 너무 좋지 않다. 현재 5개 대회를 종합하면, 미국 2승, 태국, 호주, 뉴질랜드 1승씩 가져갔다. 문제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태극낭자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현실이다.

대회 때마다 TOP10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면, 곧 우승을 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고진영 선수를 비롯해 대다수 우승 경력자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칫 올 시즌에 대한민국이 3승조차 올리기 힘든 지경에도 이를 수 있다. 고진영, 양희영, 김세영, 김효주, 김미향, 전인지, 최혜진 등이 여전히 첫 승을 신고할 실력파 태극낭자들인데, 최근 경기를 보면 '무빙 라운드'(순위 변동이 심함)라 불리는 3라운드와 최종 4라운드에 타국 경쟁 선수에 비해 더 뒤처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골프 전문가들조차 "박세리 키즈들의 골프 황금세대 이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선수들의 실력과 내공이 전반적으로 약하다"며 "2년 전부터 눈에 띄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도 없다. 박세리-박인비-고진영 이후 또 걸출한 태극 골프여제가 탄생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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