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박희숙 '학교 가는 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2017년 시인시대로 등단

박희숙 시인의
박희숙 시인의 '학교 가는 길' 관련 이미지

〈학교 가는 길?

길은 살아있네

그늘 숨긴 가로수를 당기며

가방 둘러멘 아이들의 바지 길이를 키우며

얼금얼금한 담장을 세우고

구멍 사이 덩굴장미를 피워 올리네

아이들이 담벼락에 붙어 서서 꽃송이를 세네

더러는 가시에 찔리고 더러는 이파리에 베이면서

아악, 코를 떨어뜨리네

툭툭, 피가 돋네

한 송이 더 피어도 넘치지 않고 덜 피어도 모자라지 않아서

꽃들은 덤불 속에서 스스로 폭발하네

꽃술에 앉았다가 미끄러지는 마음아

날아오르는 나비야

사라질 듯 눈 속으로 달려드는 너는 어디까지 따라오려 하니

먼빛으로 바래다주는 아슴푸레한 눈길

우체국 지나고 신호등 지나고

건널목 지나 학교 앞서야 멈추려 하니

꽃피고 바람 불고 경적이 일어나는 학교 가는 길

박희숙 시인
박희숙 시인

<시작 노트>

학교로 가는, 살아있는 길을 만나게 된다. 바람 불고 소음이 일어나는 길 끝, 어느 인심 좋은 담벼락에 덩굴장미가 피어있다. 꽃들은 한 송이 더 피어도 덜 피어도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 스스로 폭발하고 사그라진다. 누구나 우거진 장미 마중을 꿈꾸며 나아가지만, 꽃을 만날는지 가시에 찔릴는지 아무도 모를 일, 지금 바른 방향으로 걷고 있다면 길은 언제나 적절한 말을 건네고 적합한 꽃을 피울 것이다. 나는 오늘도 살아있는 길 위에 서 있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수적인 문제'라고 발언...
대구 부동산 시장은 제한적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전체 주택 가격은 약세를 보였으나 아파트는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세 시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훈장을 거부했던 충남의 한 중학교 교장 A씨가 이재명 정부에서 재수여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그는 훈장 수여에 대...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