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동훈 혼자 싸우나?…이재명·조국 망언성 발언에도 침묵하는 국힘

與, 4·10 총선 '승리 의지' 상실
“대통령 없었으면 더 나은 삶” …李, 민생회복 지원 ‘매표 행위’
“尹정권 대파 때문에 망할 것”…曺, 극단적 심판론 꺼내 조롱
“판세 변화 없으면 지는 선거”…여권 선거 운동 전 변화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같은 날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입구에서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같은 날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입구에서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안팎에서 정부·여당을 향한 수위 높은 비판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한 사이 4·10 총선 국면을 주도하려는 야권이 실언을 넘어 망언에 가까운 소리를 내도 여당은 무기력증에다 뒷북대응으로 실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동훈 '원톱' 체제의 국민의힘이 사실상 이재명-조국 '투톱' 체제인 야권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 아니냐는 보수·중도 유권자들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더 강력하고 많은 숫자의 스피커를 여당이 동원해 강력히 대응해야 총선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인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냐"면서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면서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였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이 무슨 짓 했는지 겪지 않았나. 가장 크게 망가뜨린 게 외교"라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중국 사대주의 외교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지만 여당은 이를 이슈화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강원도를 향한 편향된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3일 경기북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표는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구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기도 인구가 1천4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서 언젠가는 분도를 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북부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마치 강원도가 낙후지역의 대명사인 것처럼 발언했지만 강원지역 국민의힘 후보들은 입을 닫았다.

논란의 발언은 이튿날에도 계속됐다. 이 대표는 서울 수서역 거리 인사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리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며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 잠실 새마을전통시장과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윤석열 정부 경제 실정론을 앞세우며 경제 위기를 해소할 방책으로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며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13조원 정도다.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존 예산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장 총선을 앞두고 무책임한 매표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여당의 비판은 허약하고도 논리적이지도 못하다.

조국혁신당에서도 윤 정권을 향한 비하 발언이 표출되고 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4일 대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믿고 그걸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대통령,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파 판매대 앞에서 "그래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국혁신당을 '극단적인 세력'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서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을 극단적으로 심판하는 선거"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당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을 극단적으로 지지해줘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조국혁신당은 총선 주도권을 잡고 정권심판 여론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험 수위의 발언이나 망언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을 벌이고 대야 전투력이 부족한 점을 적극 파고들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황상무·이종섭 자책골,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간 일시적 갈등은 야권의 불량·부도덕 후보 공천, 국민과 지역을 편가르는 망언과 비교하면 비교도 안되는데 여당이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정책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그간 발표한 정책, 공약의 재탕에 그치고 있다"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8일 전까지 판세에 변화를 일으킬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무난히 지는 선거'는 물론 현재 의석수를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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