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망 사라져" 서울의대 교수 450명 사직서 제출 동참

의대 교수들이 당초 밝혔던 대로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 오전 서울의 한 상급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당초 밝혔던 대로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 오전 서울의 한 상급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400여명이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다른 대학도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러시'가 이날을 기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진이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총회는 40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해 서울의대 비대위의 활동 보고를 받고, 오늘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이제 진정한 의료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국민과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을 위해 지금의 의대 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달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 발표 이후, 1만명의 전공의와 1만3천명의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를 떠났다"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이자,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스승으로서 참담함을 넘어 절망적인 마음"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또 "그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파국을 막고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 정책의 객관적 재검증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호소해왔지만 독단적, 고압적으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의 태도에는 여전히 미동이 없고 제자들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직서는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이 아닌 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으며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을 지킬 것이라 천명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사의 직업적, 윤리적 책무이지만 의사이자 교수에겐 의료 체계를 개선하고 올바른 의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훌륭한 의사를 양성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 역시 직업적, 윤리적 책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만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이들의 부재로 인해 최소 5년을 후퇴할 것"이라며 "망가진 의료를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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