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국회 세종 이전 노림수

서명수 객원논설위원
서명수 객원논설위원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청와대와 정부 부처를 충청권으로 옮기겠다'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스스로 평가하듯 대선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취임 후 추진한 신행정수도 특별법이 위헌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에는 정부 주요 부처들이 속속 이전,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당초 노 전 대통령이 구상한 청와대와 국회 이전이 불발되면서 세종시는 수도권이 충청권까지 확장되는 역작용을 불러와 오히려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실패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기도 한다.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은 지금까지 여야 모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불편한 현안이었다. '국회 분원'을 설치하자는 법안마저 지금껏 심의·상정되지 못한 것은 이런 연유다.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한다면, 용산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도 불가피해질 것이다. 국회가 없는 서울은 더 이상 대한민국 정치·행정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굳이 안보상 취약한 서울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다.

지금껏 행정수도 조성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힘이 국회 이전을 들고나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의 일관된 당론이 국회 세종시 이전이었다. 21대 개원 국회에서 당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했고 열린민주당도 국회 세종 이전을 21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국회 세종시 이전은 "행정 비효율 해소,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이 쏘아올린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한동훈이 이어받은 격이다. 본격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돌출한 국회 세종 이전 이슈가 4·10 총선 향배를 좌우할 메가톤급 폭탄으로 여당에 톡톡한 재미를 안겨 줄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일 국회가 여야 합의로 세종에 갈 경우 정치의 중심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국회 세종 이전은 투쟁이 일상화된 '여의도 정치'를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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