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우크라전에 '대박'…러시아산 연료·물자 계속 넘친다"

전문가, 대북제재 감시망 약화에 '괄목할 전환점' 진단
러, 북 '안보위협→파트너'…냉전시대에도 없던 인식
중러 제재준수 압박 약화…"북한에 이미 노다지 터졌다"

[그래픽]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주요 활동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28일(현지시간) 임기 연장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내달말 활동이 끝나게 된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감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구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주요 활동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28일(현지시간) 임기 연장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내달말 활동이 끝나게 된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감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구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을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금지 대상인 탄도미사일로 보면, 지난 1월 14일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연합뉴스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을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금지 대상인 탄도미사일로 보면, 지난 1월 14일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 지휘부와 직속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 지휘부와 직속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이 내달 말로 종료된다. 안보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을 표결한 결과,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유엔의 대북제재가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러, 대북 인식 '안보위협서 파트너로'

전문가들은 이번 러시아의 거부권(비토) 행사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인식이 안보위협에서 파트너로 바뀌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과거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보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과 함께 제재에 동참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의 거부로 패널의 임기가 종료되는 것을 두고 '괄목할 전환'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연구원은 "냉전 이후 대부분 기간, 러시아와 미국, 중국은 특히 북한과 이란 등 핵확산 도전을 다루는 협력국이었다"며 "그들은 (버락 오바마 미 정부 시절) 이란과의 협상 기간 전적으로 미국과 유럽 편에 섰고, 2016∼2017년 '화염과 분노'(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초기) 기간에도 북한 문제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제 북한의 제재 회피를 노골적으로 돕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2022년 5월부터 거부권을 행사하는 차원을 넘어 제재를 위한 감시망까지 허물었다.

◆유엔 "패널 사라져도 대북제재위 존속"

유엔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에 대해 "대북제재위는 지속되며 제재체제 이행을 감시하는 역할을 여전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지난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에서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이 부결된 것에 이처럼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안보리 이사국과 대북제재위 구성원 국가들은 대북제재를 포함한 모든 안보리 제재를 지속해 알리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또한 모든 회원국 역시 제재 결의를 포함한 모든 안보리 결의를 효과적으로 준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선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거부권을 행사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유엔 사무총장이 관여할 역할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러 "패널 연장 거부는 국익에 부합"

러시아는 유엔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거부권 행사에 대해 러시아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이 입장은 우리 이익에 더욱 부합한다"고 답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외무부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는 더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낡은 틀(템플릿)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결의안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대북 제재가 이 지역 안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연방의 생각이 들리지 않는다면 대북 제재에 관한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 종료는 서방의 귀책"이라고 말했다.

◆美·日 "러, 대북제재 더 약화시켜"

미국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러시아를 정면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패널의 일상적인 임기 연장을 비토(거부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의 무모한 행동은 미국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여러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부과한 매우 중요한 제재를 더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 유지에 큰 책임을 진 러시아가 거부권을 선택한 것은 유엔과 다자주의를 경시하고 글로벌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한다는 안보리 이사국의 중책에 반하는 행위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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