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만에 독일로 입양 간 김복순(독일명 레지나 브란들·44)씨가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김씨는 1979년 9월 7일쯤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태어났다. 이후 10월 2일에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백백합보육원에 들어갔다. 김복순이라는 한국 이름은 당시 보육원 관계자가 지었다. 김씨는 11월 1일에 미8군에 맡겨졌다가 이듬해 1월쯤 독일 아울렌도프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김씨는 신생아 때 입양 간 탓에 친부모와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다. 더구나 양부모님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면서도 매우 엄격했던 탓에 친부모나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눠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은 독일에서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교사 겸 요가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핏줄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쯤이다. 한국에서 해외 입양된 지인이 친부모를 찾고 나서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으니 친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생후 4개월부터 독일인으로 자랐지만 김씨는 "본능적으로 몸이 한국을 기억한다"고 표현했다. 위장장애로 고생하던 차에 한식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듣고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처음 먹어본 고추장도 입맛에 딱 맞았다. 신기하게도 한식을 주식으로 먹고 나서부터는 끙끙 앓았던 위장장애도 말끔히 사라졌다. 김씨는 부대찌개를 즐겨 먹고 김치는 직접 담글 정도로 한식 애호가다.
김씨는 친부모를 찾고자 지난해 5월 대구를 찾았다. 당시 동부경찰서를 방문해 DNA정보도 등록했다. 올해도 입국 계획이 있다. 다음달에 독일인 남편과 함께 한국을 찾는다. 5월 21일~24일에 재외동포청이 주관하는 '2024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도 참석할 계획이다.
"원예와 운동을 좋아하는데 친엄마도 이런 모습일지 궁금해요. 지금은 뿌리가 마치 안개처럼 흐릿하게 느껴지는데 친부모를 찾아서 그 빈 공간을 채우고 싶어요"
연락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053)659-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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