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꾀·끼·깡·꼴·끈'…터널 위에 설치된 황당한 문구, 무슨 뜻?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 위 설치
부산시장이 시무식서 한 발언 토대로 설치

부산 도시고속도로 입구 위의 난해한 문구.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부산 도시고속도로 입구 위의 난해한 문구.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부산 번영로의 한 터널 입구 상단에 '꾀.끼.깡.꼴.끈'이라는 뜻을 알기 어려운 문구가 설치돼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 위에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하나로 '꾀·끼·깡·꼴·끈'이라고 적은 대형 문구를 지난 21일 설치했다.

이는 부산시설공단이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시무식에서 한 말을 터널 위에 게시한 것이다. 박 시장은 당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한 작가의 말을 인용해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부산시 산하 공무원들끼리만 돌려보면 될 이야기를 터널 위에다 왜 예산을 들여 붙여놓았느냐", "부산시설공단의 용비어천가", "흉물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설공단은 "5차례에 걸친 디자인경영위원회 회의에서 노후 시설물을 중심으로 감동 문구를 설치해 미관을 개선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며 "도로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문제의 문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고 있다. 우선 가림막으로 해당 문구를 가리고 시설물을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설공단은 논란이 된 이후 가림막으로 이 문구를 가렸다.

박 시장은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러한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미리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해 혼란을 방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일로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시는 물론 시 산하 기관들이 업무처리를 해나갈 때 시민 눈높이에 맞는지부터 세심히 살필 것을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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