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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쌤의 리얼스쿨] 교실이라는 또 하나의 사회에서 배우는 배려

배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배려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학년이 시작되는 첫날, 우리 반 학생들에게 학급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규칙 세 가지인 '배려, 경청, 정직'을 말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중 첫 번째로 가장 중요시하는 규칙이 바로 '배려'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배려(配慮)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고 나와 있다. 학생들 역시 배려라는 말의 뜻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도와주는 것이에요, 양보하는 것이에요"라고 말한다.

이때 배려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인 배려와 간접적인 배려로 나누어 상황을 제시하여 설명해 준다. 직접적인 배려란, 사전적 의미처럼 직접 상대방을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는 행동으로 팔이 아픈 친구들 대신해 가방을 들어주거나 준비물을 못 가져온 친구에게 내 학용품을 빌려주는 것, 모르는 문제에 대해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등이 바로 직접적인 배려에 해당한다. 간접적인 배려란,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수업 시간에 떠들지 않기, 쉬는 시간에 교실이나 복도에서 뛰지 않기, 아침 독서 시간에 큰 소리로 말하지 않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배려보다 간접적인 배려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여 말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이 다른 친구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상황에 따라 설명해 주고 지도해 주지 않으면 다투거나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배려를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배려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주었음에도 의미를 아는 것과는 달리 실생활에서 실천이 잘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혼자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아닌 다양한 성향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려를 지도함에 있어 어떤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자신의 행동이 다른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항상 고려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지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큰 소리로 떠들거나 교실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은 다른 학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고,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몰래 사용하거나 수업 활동 외에 다른 활동에 몰두하는 것도 다른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자제하고 조용히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개인적인 공간과 물건을 존중해야 한다. 다른 학생의 책상이나 소지품을 함부로 만지거나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이다. 친구의 연필을 빌리거나 책상을 정리할 때도 친구의 허락을 구해서 하는 것이 옳다고 알려줘야 한다. 교실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연필 깎기나 놀이 교구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다른 친구의 물건은 허락을 받고 사용해야 한다. 요즘엔 1인용 책걸상을 사용하지만 필자의 어릴 때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책상이라 가운데 칼이나 연필로 선을 긋고 넘어오면 서로 다투기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책상의 절반을 침범하면 큰 잘못인 것처럼 말이다.

셋째, 서로의 감정과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격려하며 응원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어떤 학생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교우관계나 가정 문제로 힘들어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격려와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장 먼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어려운 점이나 도와줄 부분에 대해 알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교 위클래스나 상담교사 또는 외부기관과 연계 등을 통해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친구, 학교 규칙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과제나 숙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될 수 있음을 깨닫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배려는 나부터 실천해야

배려는 교사인 나부터, 어른부터 실천해야 함을 매년 느낀다. 배려를 하지 않아서는 아니었지만 행동이 적절치 않을 때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선생님께서도 지난번에 이렇게 하셔서 저도 따라했어요"라고 한다. 이때는 내 행동에 인정을 하고 수정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끔씩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배려가 아니라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도와주는 것은 배려지만 그게 아닐 경우 상황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배려는 남을 위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교실에서는 선생님부터, 가정에서는 부모님부터 일상의 작은 곳에서부터 배려에 대한 것을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배려를 통해 행복한 교실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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