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로 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13호 태풍 버빙카의 예상경로가 한미일 기상당국과 여러 기상모델의 '의견 대일치'로 중국 상하이 및 내륙행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소멸 예상 시점도 나왔다.
▶기상청은 12일 오후 4시 업데이트를 통해 현재 괌 북서쪽에서 북서진 중인 태풍 버빙카가 나흘 후인 16일쯤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하고, 좀 더 북서진해 바로 다음날이자 추석 당일인 17일쯤 중국 저장성 내지는 안후이성(안휘성) 일대에서 소멸(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도 같은 시각, 일본기상청도 같은날 오후 3시 예상경로 발표에서 같은 맥락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태풍 버빙카가 바다에서 계속 몸집을 키워 상하이 상륙 직전인 15일쯤 중심기압이 이 태풍 생애에서 가장 낮은 965hPa(헥토파스칼)에 강도 '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이 강한 경향이 있다. 태풍 강도는 초강력, 매우강, 강, 중 순으로 강하다.
중국은 앞서 9월 초 11호 태풍 야기가 상륙해 하이난, 광둥, 광시 등 3개 성에서 3명이 숨지고 9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20만명이 넘는 주민이 피해를 입는 상황을 겪은 바 있고, 이번엔 태풍 버빙카의 첫 상륙지가 될 상하이 일대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좀 더 멀리 내다보며 '이견'도 종종 내놓는 다중앙상블(GEFS) 모델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도 중국 상하이 및 내륙행을 함께 예상하고 있다. 다만 GEFS 모델에서는 태풍 버빙카가 중국 내륙에서 다시 동진으로 경로를 꺾어 우리나라 전라남도 및 제주도 가까이 올 것으로 보는데, 육지에서 위력이 급감하는 태풍 특성상 이때쯤엔 태풍 버빙카가 소멸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기상청 예측 모델인 GDAPS-KIM의 9월 17일 예상일기도를 보면, 이날 태풍 버빙카가 상하이를 지나 소멸한 상태일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 북쪽으로는 지금 한반도에 늦더위를 만들고 있는 고기압 세력이 확인된다.
기상청은 12~14일 기온이 떨어졌다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5~16일 티베트 고기압이 세력을 다시 확장해 한반도를 덮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바로 이즈음 한반도 대기 상층 티베트 고기압이 저기압인 태풍 버빙카를 막아주는 맥락이다.
이어 17일부터 기온이 내림세를 보일 전망인데, 이땐 한반도 상공 고기압 세력이 태풍을 중국으로 '쳐낸' 다음 시점이 되는 것.
앞서 8월엔 역시 한반도 및 주변에 자리한 고기압 세력들(티베트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올 수도 있었던 태풍들을 연방 쳐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상황이 9월 초중순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다만, GDAPS-KIM 예상일기도의 9월 17일 이후 전망을 보면 필리핀 동쪽 가까운 바다에 1개 및 먼 바다에 1개의 태풍 또는 그 전 단계 저기압 세력들이 형성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9월 19일쯤엔 이들이 각각 중국 상하이 앞바다와 대만 동쪽 해상에 북상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라면 순번을 따져 14호 태풍 풀라산과 15호 태풍 솔릭이라는 이름이 명명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그간 한반도를 뒤덮었던 고기압 세력이 약화해 있다면, 다시 말해 늦더위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돼 있다면, 매년 태풍의 한반도행 가능성이 커지는 '가을태풍' 시즌이 예년 대비 뒤늦게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대구시, TK통합 정부 중재안 '전격 수용'…다시 불씨 살아난 TK통합
연일 '노벨 문학상' 한강 저격하는 정유라…"망상 갖고 쓴 글"
이재명 "선장이 술 먹고 지도 못 보면 항해 되겠나"
권영진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시 소유"…국회 논쟁 일단락
한동훈 "김건희 국민 우려 없애려면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