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특수 호황을 누린 것이 벌써 '아! 옛날이여!'가 되어 버렸다. 실물경기가 악화된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물가상승과 연봉 동결이라는 이중고로 인해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도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탓이다.
불과 수년 사이에 골프가 사치처럼 여겨지고 있다. 살림을 하는 아내들조차 주말에 골프를 치러 나가는 남편에게 "온전한 정신이냐?"고 타박을 줄 정도다. 이런 상황은 먹고 살기가 넉넉한 상류층만이 골프를 즐겨도 경제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방증이다. 실제 대구경북지역의 퍼블릭 골프장들이 주말 뿐 아니라 주중 부킹마저 예약이 남아돌 정도다.
◆직장인 골퍼 급감, 1천여 명 중 29명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1천20명을 대상으로 운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골프를 한다는 답한 비율은 2.9%에 그쳤다. 100명 중 3명 정도가 골프를 한다고 대답한 셈이다. 이는 20~30대 젊은 층들이 골프에 입문했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으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헬스가 30.9%로 나타났다. 이어서 걷기(21.6%), 러닝(12%), 필라테스 및 요가(8.1%), 홈트레이닝(7.5%), 수영(5.1%) 순이었다,. 테니스도 골프와 비슷한 2.9%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수의 직장인들이 코로나 팬데믹과 경기불황이 겹쳐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 쪽을 선호하는 트렌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직장인 김인모 씨도 "5년 전에 골프를 시작해 회사 선배들과 함께 필드골프를 나가곤 했는데, 2년 전부터 끊었다"며 "아무래도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중고시장에 쏟아지는 골프채
중고 골프채를 사려면 지금이 적기다. 골프를 그만 두려는 이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중고채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 덩달아 골프웨어 매출도 성장세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한달 전 골프를 시작하는 한 30대 여성은 30만 원에 저렴한 풀세트를 장만하기도 했다.
골프 브랜드 업체들도 시장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아마추어 골퍼들이 씀씀이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어서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MZ세대 비중이 줄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 들어서부터는 1인당 객단가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고 시장에는 젊은 세대들이 최근 1~2년 새로 산 골프용품들을 매물로 속속 내놓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드라이버 '매도' 게시글 수는 최근 2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증했다. 번개장터에서도 골프채 매물도 매년 100%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층의 골프 검색 유입량과 예약건수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30세대의 골프 관련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가량 줄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한 40대 직장인은 "주변에서 많이 추천해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직장인이 하기엔 부담이 컸다"며 "100만원 넘게 주고 산 골프채도 그냥 방치됐고, 결국 절반값에 당근으로 내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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