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상가상 백종원 더본코리아, 출구가 안 보인다

백종원,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상장가 아래로 곤두박질 친 주가, 반등의 기미 안 보여
"더본코리아, 논란 막으려면 전사적 점검 필요...시간 오래 걸릴 것"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더본코리아

기업인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논란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 더본코리아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주가는 연이은 논란으로 상장가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53분 기준 2만8천600원이다.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의 상장가는 3만4천원이었는데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이후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백 대표가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더본코리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빽햄'이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한돈 빽햄 선물세트(200g 9개들이)를 정가 5만1천900원에서 45% 할인한 2만8천500원에 판매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정가를 과도하게 비싸게 책정한 뒤 할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이른바 '꼼수 마케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가격 외 품질에 대한 비판도 컸다. 정가 기준으로 통조림햄 1위인 CJ제일제당의 '스팸'보다 가격이 비싼 것도 모자라 돼지고기(돈육) 함량은 낮다는 것. 실제 빽햄의 돈육 함량은 85.4%, 스팸은 91.3%로 나타나며 차이가 존재했다.

이후 백 대표는 "후발주자라 생산단가가 높다"며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멈추지 않았다.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감귤오름' 과일 맥주도 품질 문제에 휩싸였다. 감귤오름 맥주에는 감귤 착즙앱 0.032% 함유됐는데, 오비맥주의 카스 레몬 스퀴즈의 경우 레몬 농축액이 0.27% 함유돼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맥주에 감귤 향만 넣은 것 아니냐"는 조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원산지 표기 위반 혐의는 더본코리아 논란의 정점을 찍은 문제가 됐다. 더본코리아는 그동안 '백종원의 백석된장'을 국산으로 홍보해왔지만, 정작 원료는 수입산으로 채워져 있던 것. 성분표를 보면 중국산 개량 메주 된장과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 미국·호주산 밀가루가 포함됐다.

백종원의 백석된장은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 위치한 백석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공장이 위치한 지역은 현재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수입산 원료를 쓸 수 없게 돼 있다.

결국 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특별사법경찰은 백 대표를 백석된장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최근 제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여러 이슈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용납할 수 없는 잘못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모든 문제들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다. 법적사항을 포함한 모든 내용에 대해 신속히 개선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또 상장사로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가 회복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우선, 원산지표기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선 논란들이 채 잊혀지지도 전에 더 큰 이슈가 터진 것이다. 더본코리아에서 더는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전사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본코리아의 사업 영역과 프랜차이즈 수를 봤을 때, 그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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