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처님오신날 가볼만한곳 BEST 10, 전국 명찰 순례 완벽 가이드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교 신자들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교 신자들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전국 명찰로 향하고 있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들은 저마다 독특한 매력과 깊은 사연을 품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조계사는 한국불교의 중심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이다. 종로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 도심 속 사찰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쉼을 선사한다. 대웅전 앞마당을 지키고 선 500년 된 회화나무는 천연기념물 제9호로 지정돼 있다. 부처님 오신날이면 경내를 가득 메우는 수만 개의 연등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8배, 참선, 발우공양 등 전통 수행을 체험할 수 있어 한국 불교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신라 천년의 숨결이 살아있는 경주 불국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 이 사찰은 '부처님의 나라'라는 이름답게 곳곳에 국보급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다보탑과 석가탑은 신라 석조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며, 청운교와 백운교는 속세와 부처님의 세계를 연결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33개의 돌계단은 도솔천에 이르는 수행의 과정을 형상화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특별 법회와 함께 전문 해설사의 문화재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돼 더욱 의미 있는 참배가 된다.

영축산 기슭에 자리한 양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로,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다. 통도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금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곧 부처님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경내에는 35동의 전각 건물이 자연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영축산의 맑은 기운과 어우러진 통도사는 수행도량으로서의 품격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솔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원도 평창의 월정사는 오대산 깊은 산중에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특히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으로 유명하다. 높이 15.2m의 이 석탑은 고려 전기 석탑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월정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전나무 숲길은 '천년의 숲길'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km에 걸쳐 이어지는 이 숲길에는 수령 80년 이상의 전나무 1,800여 그루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이 숲길에서 산사음악회가 열려 자연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조계산 자락의 순천 송광사는 '승보사찰'로 불리는 한국불교의 요람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이곳은 수행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경내의 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는 수령 800년이 넘는 곱향나무로, 두 그루가 마치 한 그루처럼 자라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송광사는 또한 사찰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채식 위주의 건강한 사찰음식은 수행자들의 지혜가 담긴 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가야산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법보사찰이다. 해발 1,430m 가야산 중턱에 위치한 이 사찰은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힌다.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국보 제52호)은 자연 친화적인 건축 기법으로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목판을 완벽하게 보존해왔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과학적 우수성을 인정해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팔만대장경판 역시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해인사 소리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명상 코스로,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명상에 빠져들게 한다.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을 처단한 후 은신했던 사찰로 유명하다. 태화산 자락에 위치한 이 사찰은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의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대웅보전, 대광보전, 영산전 등 주요 전각들이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특히 대광보전(보물 제802호)은 조선 중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마곡천이 사찰을 감싸 흐르는 지형은 풍수지리적으로도 명당으로 꼽힌다. 김구 선생이 머물렀던 백범당은 현재 기념관으로 조성돼 있다.

전남 여수의 향일암은 남해안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금오산 기슭의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이 작은 암자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발 100m 남짓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닿을 수 있다. 좁은 석문을 통과하면 탁 트인 남해의 절경이 펼쳐진다. 특히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장관이다. 향일암이라는 이름도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이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특별 기도회가 열리며, 많은 이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경북 김천의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고찰이다. 황악산 자락에 위치한 이 사찰은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호국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대웅전 앞 삼층석탑(보물 제606호)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 양식을 보여준다. 직지사라는 이름은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따온 것으로,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고 부처가 된다는 뜻이다. 황악산의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직지사는 사계절 내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전북 부안의 내소사는 변산반도 능가산 기슭에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창건된 이 사찰은 특히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의 꽃살문으로 유명하다. 연꽃, 국화, 모란 등의 꽃무늬를 정교하게 조각한 이 문살은 조선시대 목조건축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600m의 전나무 숲길은 사찰의 품격을 더한다. 수령 100년이 넘는 전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은 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연등 행렬과 함께 전통 공연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각 사찰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전통적인 연등 달기와 방생 의식, 특별 법회는 물론 현대적 감각의 문화 공연과 명상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이날 무료 입장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사찰음식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천년의 지혜가 살아 숨 쉬는 이들 명찰에서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과 함께 마음의 평화를 찾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