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김문수 후보에게 "신속하게 단일화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오는 11일을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김 후보를 향해 "빠른 결단을 내려달라"는 집단 요구가 분출했고, 원내지도부는 단일화 논의를 위한 긴급 의원총회까지 소집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5일 오후 7시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을 예고하며 "의원들께서는 석가탄신일 등 지역 일정을 마치고 금일 개최되는 의총에 전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총은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속해 있는 단체 메신저방을 중심으로 의총 소집 요구가 빗발치면서 열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내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이 "죽느냐 사느냐의 순간" 등 속도가 나지 않은 단일화 협상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압박하고 나서기도 했다. 김상훈(대구 서구), 김도읍, 박덕흠 의원 등 국민의힘 4선 일부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빠르고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져 한다"고 촉구했다.
이양수 사무총장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 후보가 경선 TV토론 당시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대답했던 이미지를 올리며 압박 대열에 가세했다.
당내 의원들은 김 후보가 경선 국면에서 한 후보와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 당원과 의원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정작 후보가 된 뒤 단일화 논의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이 같은 반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측근도 불쾌한 입장을 드러내며 맞섰다. 김 후보 캠프 최인호 상근부대변인은 "한 후보와의 단일화 마지노선을 11일로 마음대로 설정하고 압박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과 당원이 선출한 김 후보의 지위와 권한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를 중심으로 명분과 정당성을 가진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한덕수파가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후 당내 김 후보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김 후보는 이양수 사무총장을 장동혁 의원으로 개임(改任)하는 인사안을 발표했으나 당 지도부가 난색을 보이면서 장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고사했다.
이후 지도부는 장 의원을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추진본부장'으로 내정하면서 김 후보와의 신경전 양상도 감지됐지만 장 의원은 본부장직도 고사했다.
김 후보 승리캠프 측은 "수차례에 걸쳐 사무총장 임명을 요청했음에도 사실상 사무총장 임명이 불발된 것은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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