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트라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에서 약 2.4㎞ 떨어진 바위섬으로 면적은 약 8만9천㎡(축구장 12개)이며, 현재는 크루즈 관광 명소이다. 한때(1934~1963년) 연방정부 교도소(矯導所)로 운영되면서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 금주법 시대 밀주업자 조지 켈리, 갱단 두목 화이티 벌저, FBI '공공의 적 1호' 앨빈 카피스, '할렘의 대부' 엘즈워스 존슨 등 악명 높은 중범죄자들을 수용해 유명세를 탔다.
360개의 독방과 쇠창살, 수감자 4명당 1명꼴로 배치된 교도관, 가시 철조망과 수직 절벽, 차가운 급류가 흐르는 바다 등의 조건이 맞물려 탈옥(脫獄)이 불가능한 교도소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유명세 덕분에 '알카트라즈 탈출(1979년)' '더 록(1996년)' '알카트라즈의 버드맨(1962년)' 등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알카트라즈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재건해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자(犯罪者)들을 수용하도록 지시했다. 일부에선 운영 비용이 다른 연방교도소에 비해 3배나 되는 탓에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불법 이민자 3만 명을 쿠바 관타나모 해군 기지에 구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바마·바이든 정부에서 폐쇄를 검토했던 악명의 관타나모 수용소가 다시 부활(復活)한 것이다. 2월엔 갱단 조직원으로 알려진 불법 체류자 10명이 관타나모에 도착했다. 인권유린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직격한 사람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미 80에이커(약 32만㎡) 넘는 땅이 있다"면서 악명(惡名) 높은 세계 최대 교도소 세코트(CECOT·테러범수용센터)를 두 배로 늘려 최대 8만 명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추방한 이민자 300여 명을 1년 동안 수감하는 대가로 엘살바도르는 600만달러를 받았다. 교도소가 짭짤한 외화벌이 수단이 된 셈이다.
향후 악인(惡人)에겐 알카트라즈, 관타나모, 세코트 등 3곳의 목적지가 제공될 수 있다. 참고로 열악한 세코트에 비해 관타나모는 '고급 호텔'이라고 한다. 어쩌면 알카트라즈는 악인의 천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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