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찾아 '경청투어' 일정을 소화하며 해남 주민들 앞에서 구사한 사투리를 두고 전남 화순 출신 양향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전남이 아닌 충남 사투리를 연기했다"고 꼬집었다.
이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호남 전략에 대해 "별 고민 없이 대충대충 준비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자신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문수 후보의 향후 각 지역 방문 시 언행과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내지는 영남 전략에 대해서도 당당히 같은 잣대로 평가받겠다는 발언으로도 읽힌다.
▶양향자 위원장은 12일 오전 11시 17분쯤 페이스북에 '호남 정신과 이재명 후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어제 호남을 찾았다. 제 고향 화순도 다녀갔다. 호남은 '의'와 '예'의 고장이다. 화순은 기묘사화의 칼날 앞에서도 친구 조광조의 시신을 품에 안고 산을 넘은 선비 양팽손의 절의가 살아있는 땅이다. 광주는 5.18 민주화 항쟁으로 나라의 정의를 지켜낸 숭고한 도시"라면서 "'비명횡사'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의'를 말할 수 있는지, 5.18 망언보다 더한 말을 서슴지 않았던 그가 '예'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라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로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사투리 구사를 가리켰다.
양향자 위원장은 "그가 준비한 사투리 연기는 오늘의 민주당이 전남을 어떻게 여기는지 여실히 말해준다"며 "'걱정 많으셨쥬?', 그건 전남이 아닌 충남 사투리"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때를 가리키며 "지난해 12월 3일 솔찬히 걱정 많으셨쥬? 그러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겪은 우리 국민이 다시 나라를 구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쥬'라는 사투리 구사는 국민들에게도 충남 출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여러 방송에서 써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정작 이재명 후보는 지난 6일 충남 금산을 찾았을 땐 "전 세계에서 인삼이 제일 많이 난다는 금산인가요? 맛있어유? 한번 먹어봐도 돼유?"라며 충남 사투리를 제법 구사했다.
참고로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이며 초등학교 졸업 후 경기 성남으로 이주,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즉, 생애 중 호남 사투리를 접하며 생활한 시기는 딱히 없었다.
사실 학술적으로 사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여러 지역 사투리로 웃기고 울려야 하는 연기자·코미디언 등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각 지역 사투리를 정확히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사투리는 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칼처럼 자른듯' 분류하기도 어렵다. 대구경북 지역만 봐도 남쪽 대구권과 북쪽 안동권이 다르고, 북쪽에서도 안동과 그 주변 상주·문경·예천이 구분되며, 좀 더 북쪽 영주·봉화 등의 강원 접경지는 강원 사투리와 맥이 통한다.


이어 양향자 위원장은 "사투리가 그렇듯 지역 현안도 전남 다르고, 전북 다르고, 광주 다르다. 별 고민 없이 대충대충 준비하는 것이 민주당의 호남 전략이다. 제가 얼마 전 민주당의 호남 공약을 봤는데 정리가 잘돼서 최근 것이냐 물으니, 10년 전 공약이란다. 민주당은 호남의 현안을 긴 시간 방치하면서 표만 받아 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도 이재명 후보는 '민주시민 호남분들이 내란 세력 찍을 거냐?'만 반복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양향자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호남을 특별하게 여긴다는 것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을, 민주당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시라"며 "우선 이번 주 5.18 기념식에 김문수 후보님을 비롯해 선대위 전원이 참석하도록 해주시라.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몇몇 당과 정부 인사들의 망언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주시라. 또한 호남 경제의 구조적 낙후를 극복할 장기적·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 주시라.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 우리 당 호남 출마자들을 위한 획기적 지원책을 강구해 주시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4가지만 진정성 있게 내놔도 호남은 국민의힘을 달리 볼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이 말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듯이 호남을 얻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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