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개헌 구상을 내놓으면서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개헌 담론에 소극적 태세로 일관해 온 이 후보가 외려 개헌 담론까지 주도하며 '수성'에 들어간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더 강한 개헌안'으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의 새로운 헌법을 준비합시다"라며 개헌 구상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2·3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는 철저히 유린됐다. 위대한 국민들이 오만한 권력자를 단죄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취약점은 더 막중한 과제를 남겼다"며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장문의 글을 통해 ▷대통령 4년 연임제 ▷대통령 결선투표제 ▷광주민주화운동정신 헌법 전문 수록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건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권한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 명시 ▷지방자치와 지역분권 강화 등 내용을 담은 개헌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은 분산하자.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 가자"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개헌 시점으로는 내년 지방선거, 늦어도 2028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를 두고 이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개헌을 고리로 한 공세를 차단하는 한편, 관련 논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의 개헌론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자신의 개헌 구상을 밝히는 한편 "즉각 개헌협약을 체결하자"며 보다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에 돌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이 후보에 제안했다.
김 후보는 임기단축 외에도 ▷대통령 4년 중임제 ▷대통령 불소추특권 완전 폐지 ▷국민입법제 및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및 면책특권 완전 폐지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 법정기구화 등 중립성·독립성 확보 등을 개헌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개헌 4대 원칙은 바로 국민을 위한 권력 내려놓기 개헌"이라며 "정치개혁은 권력자나 특정정당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대정당 대선 후보가 모두 개헌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개헌 논의가 이번 대선 유권자들의 선택을 가를 핵심 의제로 급부상하게 됐다. 또한 정권 출범 후 관련 논의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권 개헌 논의를 주도해 온 대한민국헌정회도 이날 개헌 논의의 확산을 환영한다면서 다른 후보들에게도 구체적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헌정회는 오는 21일까지 각 후보들로부터 개헌안의 방향성과 시기 등을 취합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이혼 접수 3개월 전 부동산 판 김상욱 의원…재산 분할 덜 해주려고?
홍준표 "대선 끝날 때까지 정치포스팅 중단…당에서 밀려난 처지"
TK서 김문수 지지율 '50%선' 붕괴…국힘, 지역에 의원들 급파
'국힘 탈당' 김상욱, 이재명에 안겼다…"대통령 되는데 최선 다하겠다"
'尹 탈당'…국힘 '원팀' 이뤄 김문수 지지율 반등 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