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난 딛고 희망 심다'…의성군, 신속한 복구 넘어 미래도시로

이재민 임시주택 입주 완료…발 빠른 생활 안정·영농복귀 지원 눈길
재해 예방까지 고려한 중장기 복구 계획 수립…문화재는 단계별 복구
다시 짓는 마음으로 마을 개선 복구…일상 회복 이어 주요 현안 사업도 속도

29일 의성군 단촌면 구계2리에 마련된 임시주거시설에서 입주를 끝낸 이재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성군 제공.
29일 의성군 단촌면 구계2리에 마련된 임시주거시설에서 입주를 끝낸 이재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성군 제공.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 이후 발 빠른 복구와 일상회복을 이어가고 있는 의성군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감한 재정 투입을 바탕으로 폭넓은 지원 대책과 신속한 복구 작업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일상회복에 성큼 다가서고 있어서다.

이재민들의 임시주거시설 입주를 끝낸 의성군은 문화유산 복구, 재난 예방 인프라 확충, 지역 경제 회복 지원 등 중장기 계획을 단계별 추진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재정 바탕으로 일상회복 박차

의성군은 산불 발생 이후 정부의 지원 대책이 마련되기 전부터 신속하게 피해 주민 지원을 진행해왔다.

생활 기반을 잃은 주택·농축산농가·소상공인 등 1천442가구에 군비 31억원을 투입, 가구 당 100만~500만원의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건축물 1천84채는 한 달 만에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8만3천545톤(t) 가운데 98.9%를 수거한 상태다.

의성군은 임시주거시설의 입주 속도를 높이고자 기부단체들과 사전 조율해 필요한 물품을 미리 확보했다. 또한 주택 설치와 입주 청소, 생필품 배부, 가전 제품 설치 등 준비 과정을 효율적으로 조정해 입주 속도를 높였다.

의성군은 산불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영농 복귀를 돕고자 농기계 구입비의 70%를 지원하고 농기계 무상 임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산불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영농 복귀를 돕고자 농기계 구입비의 70%를 지원하고 농기계 무상 임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의성군 제공.

농기계 구입과 농업시설 복구 등 영농 복귀 지원도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

의성군은 군비 등 81억7천만원을 투입, 피해 농기계 3천209대의 구입 비용 70%를 지원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축산 농가에는 시설 및 장비 복구비를 추가 지원하고,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진 양봉 관련 농기계 7종 23대에도 구입 비용의 70%를 군비로 지급했다.

산불로 상처 입은 주민들의 심신을 보듬고자 의료 및 심리 회복 지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의성군보건소는 지난 3월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모두 110개 마을에서 주민 3천229명에게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의성군보건소 관계자는 "진료 과정에서 정신건강 고위험군 100명을 조기 발굴해 전문의와 1대 1 심층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성군은 올 연말까지 의성드론비행시험센터에 안티드론 시험에 필요한 고정익 드론 활주로를 조성할 방침이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올 연말까지 의성드론비행시험센터에 안티드론 시험에 필요한 고정익 드론 활주로를 조성할 방침이다. 의성군 제공.

◆일상회복 넘어선 중장기 복구 계획 눈길

의성군은 이달 말로 긴급구호를 끝내고, 재해 예방을 고려한 중장기 계획 수립에 나섰다.

우선 산불 피해를 입은 산림 343㏊는 164억원을 들여 벌채를 진행하고, 산사태 위험이 있는 61곳은 긴급 사방사업과 사방댐, 옹벽 등 방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전통사찰과 문화유산에 대한 복구 작업도 본격화된다.

의성군은 오는 2030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462억500만원이 투입되는 문화유산 종합복구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산불로 의성군에서는 천년고찰 고운사를 비롯한 사찰 8곳과 문화유산이 피해를 입었다.

이들 문화유산에는 올 하반기까지 1단계 긴급복구를 진행한 뒤 내년까지 정밀 조사 및 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복원 작업은 2027년부터 3년 간 이뤄질 예정이다.

의성군은 양양 낙산사 복구 사례를 참고해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유산복원추진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더불어 화재 피해 재발을 막고자 스프링클러, 소화감지시설, CCTV, 방수총, 수막시설 등 첨단 방재 설비도 도입할 방침이다.

폐허가 된 마을은 기존 마을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미래 지향적인 마을로 재건한다.

의성군은 피해 주민들과 소통하며 경관성과 안전성, 지속가능성, 세대 이음 등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재건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의성군은 오는 2030년까지 462억원을 투입해 산불 피해를 입은 전통사찰과 문화유산에 대한 단계별 복원 작업을 추진한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고운사 범종. 매일신문 DB.
의성군은 오는 2030년까지 462억원을 투입해 산불 피해를 입은 전통사찰과 문화유산에 대한 단계별 복원 작업을 추진한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고운사 범종. 매일신문 DB.

일상회복이 이뤄진 올 하반기부터는 지역 핵심 현안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불 복구를 넘어 회복, 재건,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간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앞두고 있는 대구경북신공항은 항공물류·MRO(유지·보수·운영) 산업단지, 농식품클러스터, 경제특구, 공항형 스마트도시 조성 등 공항경제권 구축 전략을 구체화한다.

미래 전략산업인 드론산업 육성도 속도를 낸다. 의성군은 2027년 3월까지 옛 가음중학교 부지에 안티드론 교육과 실증테스트베드, 기업 지원 등을 담당할 '안티드론산업지원센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미래형 농업도시로 도약할 농업 구조 전환도 집중할 계획이다. 친환경 유기농 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하고, 과수거점APC의 스마트화도 가속화한다. 노지스마트농업과 스마트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마늘 재배 생산성과 유통 효율도 동시에 높이기로 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주민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복구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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