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튼만 안 누른 트럼프 "공격 준비 끝"…이란 측 "협상 열려 있다"

美, 이란 핵 포기 안 하면 바로 공격…작전 승인 완료 상태로 대기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연합뉴스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 공격 계획이 미국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타격 계획에 동의했지만, 최종 명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공격 계획에 원칙적으로 승인했으며, 이란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란과 관련한 군사 옵션을 제시한 바 있다. 쿠릴라 사령관은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는 이란과의 긴장 상황을 보고하고, 구체적인 군사 대응 방안을 브리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주장하며, "앞으로 일주일,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르게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동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란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제안을 수락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주요 의제로 삼고 있으나, 이란 외무부 측은 "이스라엘과의 휴전 문제도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과의 군사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무조건 항복' 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 하메네이는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18일 오후부터 이스라엘의 공습이 격화되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차량을 몰고 외곽으로 탈출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주요 고속도로는 차량으로 정체됐으며, 병원과 학교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날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당사국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상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며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중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자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각국이 핵 문제뿐 아니라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직접 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란 내 러시아 국민 250여 명의 안전을 위해 이스라엘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란 정부로부터 추가적인 지원 요청은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과 지난 1월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푸틴 대통령은 "해당 협정은 군사 협력을 포함하지 않으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무기 지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이란의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며, 핵시설은 온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된 포르도(포르도우) 핵시설 역시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란 측도 공식적인 군사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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