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 분쟁에 원재룟값 상승…한숨 깊어지는 건설업계

유가 오르면 시멘트값 인상…원자재 해상 물류비도 자극
물가에 반영땐 공사비 뛰어…미분양 주택시장 악재 추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지역 건설 업계에서도 직·간접적으로 건설 공사비 인상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미분양이 쌓인 상황에서 물가 상승으로 아파트 건설비용이 오르게 되면 가뜩이나 힘든 주택 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 세 곳을 전격 공습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나섰다. 이후 22일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현재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꼽히는 만큼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 건설 업계에서는 건설 공사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건설 핵심 건자재인 시멘트를 만들려면 유연탄이 필수적인데, 유연탄은 유가와 연동해 가격이 변동돼 국제 유가의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도 공사비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3년 말쯤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을 공격하자, 상하이 운임지수가 3배 넘게 올랐는데, 이번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리스크 확대에 따른 선사 할증료와 보험사 프리미엄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많아 유가 상승으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진행될 경우 건설 신규 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후에는 고분양가로 인해 주택 시장이 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서울과 차별화해 지방 건설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일시적인 유가상승으로 발생하는 영향은 미미하나 오름폭이 높아진 상태로 고착화 될 경우 자재가격과 운송비, 중장비 사용부분에서 비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건설업계 모두에게 어려움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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