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의 신소재 '그래핀 육성 조례' 포항시의회 문턱에서 무산

30일 본회의에서 5:5 찬반 갈리며 부결
'탄소산업 전반으로 확대해야' VS '전문화통한 기술 선정 중요'

그래핀 이미지 사진
그래핀 이미지 사진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산업 육성을 위해 경북 포항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관련 육성 조례안에서 나섰지만, 결국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됐다.

지난 26일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김민정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포항시 그래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하 그래핀 육성 조례)을 원안 가결했다.

그래핀이란 흑연에서 추출한 탄소 기반의 나노 신소재를 말한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서로 연결된 종이 모양을 생각하면 엇비슷하다.

원자 단위의 얇은 구조이지만, 강철보다 강한 강도와 전기 및 열 전도열이 기존 소재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기에 '꿈의 소재'로 불린다.

지난해부터 포항시는 그래핀을 신성장 동력 중에 하나로 정하고 '포항 그래핀 산업 육성 전략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이다.

그래핀의 특성상 포항시가 역점 육성하고 있는 2차전지, 바이오, 수소산업 전 분야에서 전략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발맞춰 포항시의회 역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그래핀 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자치법규를 갖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당 조례안은 30일 열린 포항시의회 본회의에서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치며 가결 투표를 거쳐 전체 포항시의회 의원 32명 중 찬성 16·반대 16으로 무산됐다.

해당 조례안이 그래핀이란 한정된 종목에 집중돼 있고, 아직 관련 기업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가결 반대표를 던진 한 포항시의원은 "육성 조례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핀이 탄소기반 산업인 만큼 탄소 관련 산업 전반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해 재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그래핀 육성 조례안 부결을 두고 일부 시의원들은 "산업 현실보다 정치적 셈법이 들어간 탓"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모 포항시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같은 논의가 있었을 때 이미 탄소산업 전반이라는 두리뭉실한 개념보다는 그래핀이라는 전문기술을 중점 육성하는 것이 미래산업 성장에 더 낫다는 동의를 얻었다"면서 "본회의에서 갑자기 특정 정당세력을 중심으로 반대파가 내세운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고 나섰다"고 비난했다.

포항시의회의 진실 공방과 차지하고, 해당 조례안을 기다려왔던 포항시는 이번 본회의 결과에 다소 허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그래핀 산업은 지난해 13억달러에서 2034년 98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전망된다. 그래핀에 대한 국내외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올해 말 포항에 그래핀 양산 설비가 준공되고, 대기업 납품까지 약속되는 등 포항이 그래핀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지원책이 하루빨리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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