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철야 농성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여당 일각에서 '웰빙 농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 의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피서 농성'이라며 쓴소리를 하자 나 의원은 '해당 행위'라며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어지간하면 고생한다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영 찜찜하다"며 "도대체 이걸 싸움이라고 하는 건지, 그리고 싸움도 이런 식으로 밖에는 할 수 없나"라고 말했다.
이어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 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드시면서, 화장 여부는 모르겠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화보 찍듯 활짝 웃고, 손 선풍기 앞에 놓고 책 읽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걸 농성이라고 생각할까"라며 "로텐더홀은 일반 국민들은 출입하기 힘든 곳이니 거기서 텐트 치고 먹을 거 먹으며 1박 경험하라면 입장료 비싸도 지원자 미어터지겠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났다"고 했다.
그는 "나 의원은 피서 왔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재명은?' 하면서 반박했다고 한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출퇴근 농성'에 대해선 나도 방송에 나가 열심히 비판했다"며 "그런데 이른바 '피서 농성'은 솔직히 더 한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총리 후보자는 결격사유 투성이지만 국힘은 거기에 맞서 제대로 효율적으로 싸웠나. 상대방이 꼼짝 못 하게, 국민들 속시원하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공격했나"라며 "그런 건 제대로 못해놓고 버스 떠난 뒤 손 흔들듯, 쌍팔년식 투쟁방식으로, 그나마 농성자의 고통과 결의가 전혀 느껴지지도 않게 싸움을 하는 시늉을 내고 있으니 이게 한심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나의 농성에 대한 발언은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맞받았다.
나 의원은 "부적격 비리 총리 후보 김민석 인사 철회, 의회독재 견제를 위한 법사위원장 반환 규탄 농성을 두고 민주당의 악의적 조롱 프레임에 부화뇌동해 함께 내부를 공격한다"며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요일, 일요일에는 로텐더홀에 냉방기는 물론 공조기도 작동되지 않는 것을 알고도 피서니 세금 바캉스니 하는 그들의 악의적 프레임에 올라타는가"라며 "주적이 민주당보다는 비한(비한동훈)인 당내 인사 나인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이러니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욕을 먹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민주당과 싸우기도 힘이 부족한데, 쥐꼬리만한 내부 권력과 다투고 있다면 공도동망의 길로 가게 됨이 자명하다"며 "제발 정신 차리자. 우리에게는 외부의 적과 싸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병력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별로 동의는 안 된다"고 다시 맞섰다. 그는 "나 의원은 본인을 당 자체라고 생각하나"라며 "피서 갔다는 비아냥을 사는 나 의원의 로텐더홀 텐트 농성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하는 게 왜 해당 행위인가"라고 반문했다.
나 의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오지 않은 것을 두고서도 "목숨 걸고 본회의장에 오셨어야 하지 않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경찰이 안 막아서 담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달려왔나"라며 "농성장에 토요일, 일요일에 에어컨 안 들어오니 엄청난 고생이라도 한다고 주장하는 건가. 몹시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내가 보기에 진짜 해당행위는 불법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예찬하며 관저 앞에서 지지 시위를 하며 당원들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간 것"이라며 "그 해당행위의 한복판에 나 의원이 계신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해당행위를 했으면 당윤리위에 제소하시라. 기꺼이 출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백종원 갑질 비판하던 저격수의 갑질…허위 보도하고 나 몰라라
'곳간 지기' 했던 추경호 "李대통령 배드뱅크 정책 21가지 문제점 있어"
李대통령, 사법고시 부활 거론에…국정위 "논의 대상인지 검토"
권오을 보훈장관 후보자, 반환해야할 선거비 2.7억 미납
李정부, TK 출신 4인방 요직 발탁…지역 현안 해결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