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이다. 삼성 라이온즈에 비상이 걸렸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이탈했기 때문. 전반기 남은 기간 대체 선발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삼성의 발걸음이 무겁다. 1일 9위 두산을 4대1로 꺾고 4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와 분위기가 바뀌나 싶었다. 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일 두산에 0대5로 완패했다. 7위 자리에 발이 묶였다. 6위 KT 위즈와의 승차도 1.5경기로 벌어졌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한몫한 것도 사실. 7회초 삼성 류지혁이 방망이를 내다 멈출 때는 스윙, 7회말 두산 김재환이 방망이를 세웠을 때는 스윙이 아니란 판정이 내려졌다. 문제는 김재환의 방망이가 더 많이 나갔다는 점. 점잖은 박진만 감독이 격분, 강하게 항의한 이유다.

하지만 그 판정을 변명 삼을 게 아니다. 삼성이 야구를 못했다. 3회초 3루 주자 류지혁이 견제사를 당했다. 6회초 르윈 디아즈의 안타 때 1루 주자 구자욱은 3루까지 노리다 2루로 복귀하던 중 아웃됐다. 8회초 1사 만루 땐 강민호, 김영웅이 연속 삼진을 당했다.
0대1로 뒤진 8회말 4점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삼성 수비가 흔들렸다. 무사 1루 때 상대가 희생 번트를 대려는데 폭투가 나왔다. 1사 2루 상황에선 좌익수 구자욱이 제이크 케이브의 타구를 잘못 판단, 좌전 안타로 끝낼 걸 2루타로 만들어줬다.
날씨 못지않게 힘들고 답답한 상황. 여기에 악재가 겹쳤다.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삼성 선발투수진을 지탱해온 원태인이 2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1일 훈련 과정에서 오른쪽 등 부근에 담 증세가 발생, 당분간 던지기 어려워졌다.

원태인은 지난해 15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흐름이 좋았다. 15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잘 던졌다. 최원태, 이승현이 다소 흔들리고 데니 레예스(방출)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꾸준히 제 몫을 해냈다.
3일 경기를 포함, 전반기엔 10일까지 7경기가 남은 상태. 이 기간 총력전을 펴려던 박진만 감독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박 감독은 "원태인은 등이 안 좋다고 한다. (17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선발 1명이 빠지는 건 마운드에 큰 부담이다. 해당 선발이 빠진 경기엔 불펜에서 대체 선발 자원을 찾아 투입하거나 '불펜 데이(불펜으로만 경기를 치르는 전략)'를 펼칠 수밖에 없다. 두 경우 모두 불펜에 부하가 적지 않게 걸린다. 더운 시기엔 더욱 힘든 상황이다.

삼성이 꺼내 들 카드는 대체 선발. 이미 그런 경험이 있는 양창섭으로 공백을 메운다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이승현이 4일, 양창섭이 5일 선발 등판할 예정. 상대가 상위권인 LG 트윈스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다른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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