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활자의 귀환…'힙한 독서', Z세대 감성 사로잡다

명품에서 금융까지, Z세대 취향 저격 '텍스트 마케팅' 바람
'읽고 쓰고 꾸미고 공유하는' 텍스트 소비문화 확산 중
서점 매출 2조2천억 원… 활자 경제가 다시 뜬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책을 보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책을 보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읽는 것도 나를 표현하는 한 방법입니다."

Z세대의 독서가 달라졌다. 단지 혼자 즐기는 취미가 아니다. 지금, 책은 '힙'하다. 영상과 이미지가 지배하는 시대, 글은 낡고 지루한 것일까? Z세대는 정반대의 답을 내놓았다. '텍스트 힙(Text Hip)' 트렌드는 과잉 시각 자극의 피로 속에서 새로운 감성의 해방구로 떠오르고 있다.

Z세대의 취향이 이끄는 텍스트 힙 트렌드가 출판·유통·플랫폼·문구 시장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소비'를 넘어, 공간·디지털·커뮤니티·상품으로 확장되는 독서 문화가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기업이 먼저 알아본 '글의 힘'…책과 브랜드가 만났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글로 전하는 긴 여운, 텍스트의 힘' 보고서에 따르면, '텍스트 힙(Text Hip)' 트렌드가 국내외 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명품 브랜드부터 금융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글이 주는 정제된 메시지와 감성적 연결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는 2024년 밀라노에서 '미우미우 문학 클럽'을 열었다. 팝업스토어 '서머 리즈'를 통해 전 세계 8개국에서 책과 브랜드가 만나는 접점을 마련했다. 메종 발렌티노는 2024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후원하며 문학적 감성을 강조했다.

국내 기업도 이 흐름에 발을 맞췄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The Money Book'을 출간해 '직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안내자'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유통 구조와 콘텐츠 소비방식의 변화 속에서 비롯된다. 독서와 글쓰기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취향을 표현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서점 매출 2조원…다시 주목 받는 활자 경제

국내 5대 주요 서점(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리브로)의 2024년 매출액 합계는 2조2천5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023년 114억 원 적자에서 2024년 189억 원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이 뚜렷해졌다.

Z세대의 도서 구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2024년 Z세대의 도서 구매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올해 1~4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서점은 단순한 도서 판매 공간에서 벗어나 전시, 강연, 카페 등이 결합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교보문고는 전시 공간 '교보 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며 문화 접근성을 넓히고 있다. 아난티 그룹이 운영하는 '이터널저니(Eternal Journey)'는 신간 중심 진열 대신 취향 중심 도서 큐레이션과 저자 북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자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독립 서점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네서점 트렌드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독립 서점 수는 총 926곳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유통망이나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자의 철학과 개성으로 운영되는 독립 서점은 특정 주제에 특화된 도서 큐레이션, 예약제 운영, 프라이빗 독서 등 차별화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글쓰기 모임, 토론 모임,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참여형 독서 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절기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인 7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계곡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인 7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계곡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독서의 성장, 텍스트 기반 플랫폼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디지털 독서 콘텐츠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Z세대는 종이책 외에도 전자책, 오디오북, 도슨트북, 챗북(Chatbook) 등 다양한 형식의 독서를 즐기고 있다.

대표적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 'KT 밀리의 서재'는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수 890만 명을 돌파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카페와 제휴해 복합 문화공간 '밀리 플레이스'를 운영하며 온라인 기반 구독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과 영상 중심의 소셜미디어가 주도하던 환경 속에서, 텍스트 기반 플랫폼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Z세대는 블로그를 디지털 일기장처럼 사용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취향을 담아낸다.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신규 블로그 생성 건수는 214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블로그 창작자 수는 2020년 대비 30% 늘었고, 그중 10~30대가 45%를 차지하며 MZ세대의 활발한 참여가 눈에 띄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스레드는 2024년 4월 기준 국내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609만 명을 기록했고, 앱 사용 시간은 832.2% 증가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레드는 사진이나 영상보다 텍스트 중심의 진솔한 소통이 특징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사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질적 학습 욕구와 텍스트가 주는 감동, 위로, 사유의 깊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책과 글은 시대를 초월해 마음을 움직이고 연결하는 매체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다. 텍스트 콘텐츠를 매개로 한 오프라인 경험의 연계는 고객과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브랜드에 대한 몰입과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적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절기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인 7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계곡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인 7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계곡에서 한 시민이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계속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일 대구 달성군 달성어린이숲도서관에 견학 온 달성군청직장어린이집 원생들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임시개관한 달성어린이숲도서관은 임시개관 기간 동안 도서열람 및 견학,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어그림책, 그림책 동화구연, 코딩교육, 어린이 독서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전신청제로 운영하며, 오는 24일 개관식을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가입을 통해 도서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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