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한 고등학교의 시험지 유출 의혹(매일신문 11일 보도 등)이 불거진 가운데, 울진 한 고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고발 글이 온라인에 게시돼 새롭게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경북 울진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해당 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학생 내부에서 느꼈던 이상한 정황과 교사, 학교의 대응을 자세히 서술했다.
이 글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서는 1년 전부터 특정 학생이 수차례 시험에서 갑작스럽게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이상한 일이 반복됐고, 정답과 유사한 풀이, 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답안을 제출하는 경우가 확인돼 학생들 사이에 의혹이 쌓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매일신문이 해당 학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제보 글의 대부분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학부모는 "울진은 좁은 지역이라 중학교 때부터 대부분 학생이 같이 알고 지내다 보니 성적 부분은 서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문제의 학생은 모두가 아는 기초문항조차 풀지 못하던 친구로 어느 날부터 갑자기 풀이 없이 모범 답안을 작성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고득점을 받게 돼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시험 직전 해당 학생이 학교에 무단침입한 장면이 CCTV에 포착됐고, 이후 학생이 학교 정문을 넘어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하지만 학교는 이 사건을 '시험지 유출'이 아닌 단순한 '학교 침입'으로만 처리했고, 해당 학생은 자퇴 후 정학 등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은 과거 수행평가에서도 부정행위 의혹으로 0점 처리가 있었던 인물이라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경북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본지 취재에 "해당 학교에 질의답변서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학교 측은 경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성적이 갑자기 오른 특정 학생에 대해 증거 없는 상태에서 의심 정황만으로 부정행위로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학교 측이 밝혔다"며 "경찰 수사에서도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바 있어, 자체적으로도 사건을 종결했다는 학교 측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경북교육청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18일 해당 학교를 긴급 방문해 현장 점검을 진행하는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 일부 학부모들은 "이 일이 단순히 학생 한 명의 잘못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학교와 교사의 무책임함이 본질"이라며 "학교 침입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퇴학이 아닌 자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종결한 것 자체가 큰 문제로 생각하고, 이번 기회로 진실을 밝히려 용기 낸 친구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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