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루즈족 유혈 충돌' 시리아-이스라엘 휴전

드루즈족 상인 납치 사건에서 촉발
시리아 정부군도 드루즈족과 충돌
시리아 정부 불신 이스라엘의 개입
SOHR 추정 최소 350명 숨져
휴전 발표 뒤에도 위험 요소 상존

17일(현지시간) 드루즈족 전투원들과 베두인 부족 간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뒤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져 청사 일부가 붕괴돼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드루즈족 전투원들과 베두인 부족 간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뒤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져 청사 일부가 붕괴돼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피의 일주일'이 멈췄다. 최근 일주일 동안 시리아 내 소수민족 드루즈족을 둘러싼 종파 간 유혈 충돌이 격화하자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한 것이다. 19일 CNN 등 주요 외신은 시리아 특사를 겸하고 있는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가 엑스(X·옛 트위터)에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튀르키예, 요르단,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아 휴전에 합의했다"며 "드루즈족, 베두인족, 수니파가 무기를 내려놓고 다른 소수민족과 함께 새롭고 단결된 시리아 정체성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시리아 대통령실도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을 확인해 줬다. 이어 휴전 결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발생하면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간주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내무부는 대통령실의 발표에 맞춰 베두인족과 드루즈족의 갈등이 첨예했던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 보안군을 배치했다고 알렸다.

지난 4월에도 드루즈족 무장대원과 시리아 보안부대 간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바 있지만 이번 '피의 일주일'을 촉발한 것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드루즈족 출신 상인 납치 사건이다. 베두인족 무장세력이 상인을 습격하고 납치·모욕한 사건이 알려진 직후 드루즈족 무장대원과 베두인족 사이에서 유혈 충돌이 이어졌다. 분쟁 감시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13일 이후 스웨이다 지역에서 최소 350명이 숨졌다.

레바논의 드루즈족 지도자 왈리드 점블라트(사진 우측 상단)가 18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열린 임시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레바논의 드루즈족 지도자 왈리드 점블라트(사진 우측 상단)가 18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열린 임시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드루즈족은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등에 거주하며 아랍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이자 종교집단이다. 드루즈교는 시아파 이슬람에서 분파된 독자적 종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스라엘 내 드루즈족 공동체는 군 복무 등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간주된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새로운 시리아 정부와 시리아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기에 새 정부와 각을 세우는 세력을 보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지난 16일 친이스라엘 성향의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수도 다마스쿠스와 남부 정부군을 표적으로 공습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스웨이다 지역에 투입됐지만, 이들 역시 드루즈족과 충돌하며 피해는 더 커졌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드루즈족 주민 즉결 처형과 납치 등 인권침해 의혹도 터져 나왔다.

휴전 이후 상황이 수습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휴전이 발표된 뒤에도 베두인족 전투원 수천 명이 스웨이다 지역으로 유입되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도 스웨이다 북부와 서부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식량과 식수가 거의 바닥났고, 며칠간 전기도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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